김시우 ‘닮은꼴’ 임성재 뜬다…韓 남자골프도 PGA 경쟁력↑

2018-01-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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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사진=KPGA 제공]

[김시우.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여자골프의 세계적 위상은 드높다. 지난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인 15승을 합작했다.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도 한국 선수들이 싹쓸이했고, 세계랭킹 20위 안에는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10명의 이름이 올랐다.

반면 남자골프에서는 세계의 벽이 아직 높기만 하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을 이룬 선수는 김시우가 유일했다. 특히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김시우를 제외하면 한국 남자선수들은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겁 없는 신예’ 임성재의 등장이다. 임성재는 지난 17일 올해 PGA 웹닷컴 투어에서 개막전인 바하마 그레이트 엑슈마 클래식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과한 이후 데뷔전에서 경쟁자들을 누르고 정상에 오른 놀라운 성적이다.

임성재는 웹닷컴 투어 역사상 데뷔전을 우승으로 장식한 16번째 선수로 한 페이지를 썼고, 만 19년9개월17일의 나이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이 기록은 의미가 크다. 2007년 당시 만 19년7개월26일의 제이슨 데이(호주)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고, 3위는 2015년 당시 만 20년21일의 김시우다. 이들과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한 임성재가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로 떠오른 김시우의 ‘닮은꼴’로 꼽히는 이유다.

임성재는 사실상 2018-2019시즌 PGA 투어 직행 티켓을 예약했다. 웹닷컴 투어에서 상위랭킹 25위 안에 들면 PGA 투어 자격이 주어진다. 한 시즌 27개 대회 가운데 일단 우승을 하면 이변이 없는 한 PGA 투어 입성이 가능하다.

PGA 투어도 임성재를 주목하고 있다. 임성재는 22일 바하마 아바코 클럽 온 윈딩배이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한 웹닷컴 투어 바하마 그레이트 아바코 클래식에서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PGA 투어는 우승 후보 1순위로 임성재를 선정했다. PGA 투어는 “임성재는 웹닷컴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웹닷컴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도 2위를 차지해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임성재는 “믿기지 않는 데뷔전 우승을 통해 남은 시즌도 자신감을 갖고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PGA 투어에서 선정한 우승 후보 1순위로 뽑혀 더 놀랍다. 바하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겠다”며 거침없는 질주를 예고했다.

당장 올 시즌도 기대할 만하다. 지난 시즌 부상을 이겨내며 우승을 이뤄낸 김시우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해를 준비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비거리를 늘렸고, PGA 투어에서 충분히 경험도 쌓아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지난해 군 제대 후 실전 경기 감각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배상문도 절치부심하며 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반 ‘코리안 브러더스’의 PGA 투어 성적은 좋지 않다. 김시우는 소니오픈에서 공동 58위에 그쳤고, 지난주 마감한 커리어빌더 챌린지에서 올해 첫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배상문도 올해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을 하는 등 군 복귀 후 한 번도 컷 통과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시우는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 때문이지만, 배상문은 퍼팅 난조 등 쇼트게임에서 예전의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시우와 배상문은 나란히 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거둔 한 방의 소유자들이다. 뜨는 샛별 임성재와 함께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를 이끌어갈 실력자들이다. 이제 미국 무대를 노크하기 시작한 임성재는 김시우와 배상문에게도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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