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전 비서관은 이날 미국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뒤 인천공항에서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3철’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양 전 비서관이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연관되는 상징성과 영향성, 상관관계가 너무 커서 처신이 두 분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양 전 비서관은 “3철, 3철 하는데 사실 세 사람의 각자 선택은 다르다”면서 “전해철 선배는 정치인으로서 선출직으로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을 존중해야 하고, 이호철 선배도 원래 자유를 늘 좇던 사람이니까 자기 자유를 선택할 권리가 있고, 저는 두 분과 또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선 승리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양 전 비서관이 문재인 정부에서 직책을 맡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을 뒤로 하고 정권 출범과 동시에 ‘백의종군’을 선언한 선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근무한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지난해 ‘5·9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 전 비서관은 대선 승리 후 정권 출범과 동시에 뉴질랜드로 떠났고, 최근까지는 일본에 있다가 지난 4일부터는 부인과 함께 미국에 있는 지인의 집에 머물렀다.
그는 이날 향후의 과제와 관련해선 “통합의 과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다”면서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념의 잣대로 지난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를 갖고 극단적으로 나뉘어서 서로 증오하고 배제하는 것은 나라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문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통합과제를 이루기에 훨씬 더 다가갔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서도 장벽과 경계를 없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 전 비서관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제가 직접 나설 일은 단언컨대 없다”면서 “다른 분들 선거도 도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되고 나면 혹시 부분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직접 선수로 나서거나 그 이전단계에 다른 분들을 도울 수 있는 처지는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해외 체류 중 집필한 책 ‘세상을 바꾸는 언어’의 출판 기념회 행사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그는 수주 간 머물면서 북 콘서트(1월 30일·2월 6일)를 열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만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양 전 비서관은 “책 출간한 것 때문에 잠깐 들어왔다”면서 “북 콘서트 일정이 끝나고 적절한 시점이 지나면 나가려고 한다. 몇 주 정도(한국에 머물텐데), 이번이 제일 오래 머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이 부담스럽다’고 서술한 부분과 관련해선 “지난 대선 경선과 대선 때 일을 두고 이야기했던 원론적 이야기”라고 답했다.
양 전 비서관은 “너무 열기가 끓어오르다 보니 같은 당내 우리 식구들을 향해서도 과도한 공격이 있었고, 또 우리당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발달한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SNS적 병리현상으로 보는 일반론적이 이야기를 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입국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연락했느냐’는 질문엔 “제가 왜 드리냐. 이심전심(으로) 괜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