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식 CJ헬로 대표가 제4이동통신 진출설을 전면 부인했다. CJ헬로는 제4이통 진출 대신 차세대 케이블TV 오픈 플랫폼 전략을 통해 케이블업계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변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18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제4이통에 진출할 생각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본업의 차별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헬로의 수장이 올해 들어 공식석상에서 제4이통과 관련, 입장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CJ헬로도 주력사업인 케이블TV와 알뜰폰이 성장 정체에 직면하면서 수차례 제4이통 진출을 검토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동통신 시장 진출 장벽을 낮추기 위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한다.
그러나 변 대표는 제4이통 진출보다 최근 선보인 차세대 오픈 플랫폼 서비스 ‘알래스카(Alaska)’를 통해 케이블업계 지형을 바꾸겠다는 전략에 무게를 실었다.
변 대표는 “알래스카는 26억원을 들여 2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혁신 케이블TV 서비스”라면서 “이를 다른 MSO(복수종합케이블방송사업자)에게 개방해 케이블TV 플랫폼의 생태계를 주도하고, 차세대 유료방송 UI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CJ헬로는 향후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의 방송 플랫폼을 진화시킨 ‘케이블 슈퍼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래스카는 이미 현대HCN이 올 4월에 적용하기로 결정했으며, 타 MSO도 도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는 CJ헬로가 올해 처음 선보인 변동식 표 케이블 플랫폼의 첫 결과물”이라며 “CJ헬로의 오픈플랫폼 전략이 케이블업계 반등의 기회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제4이통 출범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7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업계에선 통신망 구축 등 수조원 규모의 초기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점과 통신시장의 과점 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신규 진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CJ헬로가 제4이통 진출을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이유가 CJ그룹의 실리주의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CJ그룹은 이통시장이 3파전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명분만 갖고 신규사업에 도전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