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간의 긴 휴가를 사용해 경쟁사들의 부러움을 산 신한생명 직원들이 영업 실적으로 회사에 보답했다. 잘 쉬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의 '휴(休) 경영'이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의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수입보험료는 3조7363억원을 기록, 지난해 3조7295억원 대비 0.1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가 84조6516억원에서 81조7283억원으로 3.45% 줄었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이는 이 사장의 휴 경영이 신한생명의 영업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지난해 여름 "팀장(부장급) 이상부터 먼저 2주간 장기휴가를 사용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관리자들이 먼저 장기휴가를 써야만 부하 직원들도 눈치 보지 않고 장기휴가를 사용하고, 이는 재충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실제 신한생명의 임원 9명 중 8명은 지난해 여름휴가를 2주 동안 다녀왔다. 빠진 한 명의 임원은 이 사장 본인이다. 이 사장도 당초 2주 휴가를 계획했으나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의 CEO들은 1주일만 휴가를 사용하기로 결정돼 부득이하게 장기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다. 반면 신한생명 직원 1300여명은 대부분 2주의 여름휴가를 보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직원들의 영업 피로도가 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IFRS17 등 건전성 규제 강화로 판매가 손쉬운 저축성 보험 대신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보장성 보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한생명의 휴 경영은 영업 피로도 해소 측면에서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 경영의 성과는 관리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보험사의 경영효율성 지표 중 하나인 '위험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손해율)'도 87.51%를 기록해 2016년 3분기 90.33% 대비 2.82%포인트 개선됐다.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경영지표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쉴 때 확실히 쉬고, 일할 때는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그 결과 영업·업무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