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2년 만에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을 갖는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주된 의제인 가운데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해서는 남북 공동 입장과 남북 단일 팀 문제가 관심사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하계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과 도하 하계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아홉 차례 개막식에 함께 입장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은 공동 입장보다 훨씬 오래됐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에서 한국의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가 남북 단일팀을 이뤄 중국팀을 꺾고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해 남북 축구 단일팀은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8강 신화를 썼다. 경기 결과도 기대이상이었지만, 남북이 하나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욱 컸다.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은 지난 12월18일 중국 쿤밍에서 북한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을 만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당시 최 지사는 북한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제안하면서 피겨 단체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만약 단일팀 구성이 성사된다면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대표팀인 김규은-감강찬 조는 평창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게 된다. 이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최우선으로 강구돼야 한다.
AFP 통신은 8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이번주에 로잔의 IOC 본부에서 장웅 IOC 위원을 만나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논의한다”고 전했다. 남북 고위급 당국 회담과 맞물려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은퇴)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번 평창대회에는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서는 차준환, 여자 싱글의 최다빈과 김하늘, 아이스댄싱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할 경우 2018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아이스링크에 평화의 꽃이 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