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감스럽게도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적어도 직장 내에서 그렇습니다. 상사가 여성일 때 여성 근로자의 스트레스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3.5% 높다는 연구결과(상사 성별이 여성 근로자의 노동시장 성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가 나온 겁니다.
해당 논문을 작성한 정한나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에서 높은 직급의 여성일수록 여러 차별을 이겨내고 능력을 인정받은 사례가 많다보니 여성 부하직원에 대해 높은 인정 기준을 요구하거나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자 상사와 여성 부하직원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사내 행동 수칙에 대해 심리치료전문가 김동철 박사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핵심 키워드를 요약하자면 관심·존중·소통이었습니다.
1. 노력을 존중하라
한국 사회가 아무리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다수 직장에서 여자 상사는 소수자입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불이익이 여전히 많습니다. 그가 지금껏 걸어온 길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노력을 인정받으려는 욕구도 그만큼 큽니다.
형식적으로 권위를 치켜세우기보다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상사의 어떤 행위가 구체적으로 당신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상사와의 관계, 나아가 팀워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소통이 중요하다
인간관계에서 질문과 대화는 필수입니다. 공통 관심사 하나면 충분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신의 상사가 무엇이 좋고 무엇이 별로인지를 털어놓을 것입니다. 상사가 불편해하는 순간을 잘 알아야 합니다.
물론 대화는 어느 한쪽만 노력해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상사와 대화가 어렵다면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고 수정하는 게 중요한 기술입니다. 상사의 일부분만 보고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분명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3. 작은 선물을 주어라
코넬대학의 데니스 리건 교수는 작은 선물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두 그룹으로 나눠진 사람들에게 한쪽은 연구자가 공짜 콜라를 주고 다른 그룹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후 자선단체에서 운영하는 모임의 복권을 사 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합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콜라를 받았던 그룹이 2배나 많은 복권을 구매했습니다. 이를 통해 작은 선물이 충분히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다”는 것이죠. 이 원리는 한국처럼 정에 약한 나라에서 잘 작동합니다.
더욱이 여성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작은 선물을 준다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입니다. 평소 상사나 부하 직원이 사용하는 소모품 등을 기억해두는 게 좋습니다. 너무 요란을 떨 것도 너무 비싼 것을 고를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 다 선물을 주고받는 날도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