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을 장착한 중국 민항기가 짙은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150m인 상황에서 이륙을 시도해 성공했다.
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에 안개 경보 중 두번째로 높은 주황색 경보가 발동된 가운데 산둥항공사의 선전행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지난 야오창(遙牆) 국제공항에서 이륙에 성공했다. 이후 1시간 30분 동안 산둥항공 소속 민항기 14대가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이륙에 성공했다. 이날 가시거리 150m의 뿌연 안개 속에서도 민항기들이 이륙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HUD를 장착한 결과다.
중국 민항국에 따르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의 경우, 가시거리가 150m인 상황에서는 고속도로가 봉쇄되고 차량 운행 제한속도는 시속 20km까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HUD를 장착한 항공기는 가시거리 200m에서도 안전하게 이륙할 수 있다. 중국 내 공항들은 최저 가시거리를 400m로 잡고 있는 게 일반적이다. 서우두 공항의 경우, 조만간 HUD를 장착해 가시거리 90m 상황에서 항공기 이륙 시험 비행도 준비 중에 있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스모그 등 기상 이유로 항공편 지연이 잦아졌다. 2016년 한해에만 기상악화로 인한 항공편 지연비중이 56%에 달했다. HUD를 장착하면 기상 악화 속에서도 항공편의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해지는만큼 향후 중국의 고질적인 여객기 운항 지연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야오창 국제공항 이외 이미 산둥·신장·허난·산시·상하이·구이저우·베이징·후베이 등 전국 각지 공항에서 HUD를 장착한 화물기의 시험 비행을 완료했다. 중국민항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중국 전체 화물기의 18.9%인 585대에 HUD를 장착했다. 중국민항국은 오는 2020년까지 50%의 화물기에 HUD를 장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