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이의 할머니와 같이 지리적, 공간적 고충을 겪는 가족들이 많다. 국가암정보센터의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7세 미만의 우리나라 전체 소아함 환자는 100만 명당 1418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아암 진료 인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년에서 2014년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심사결정 자료에 따르면 소아암 진료 인원은 2010년 1만2천206명에서 2014년 1만3천775명으로 12.9% 증가했다. 소아암은 우리나라 아동질병사망 원인 1위다. 정상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 80% 이상 완치되지만, 평균 2-3년 치료를 받는데 재발의 위험도 있어 더 긴 경우도 많다.
소아암 환자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동은 가족들의 24시간 밀착 돌봄이 필요하다. 입원하거나 집에서 통원진료를 받아도 마찬가지다. 소아암 아동은 강한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항암 치료가 성인보다 아동에게 더 큰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입원해 치료를 받는 경우 병원이 집이다. 병상 옆 간이침대 말고는 빨래를 하거나 요리를 할 공간이 따로 없는 경우도 많다. 지방에 거주하는 경우 통원진료를 받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교통비와 숙박비도 만만치 않다. 이에 종교단체나 민간단체에서 이들 가족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주로 모금이나 기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정부에서 소아암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있지만 주거 지원 예산은 '0'이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이주영 차장은 “소아암 진료를 하는 병원이 국내에 28곳이 있다. 항암치료를 받고 바로 움직이기 힘든 경우가 많아 집으로 가지 못해 오시기도 한다”며 “병원에 세탁실이 없어 빨래만 와서 돌리거나 간병기간 중에 하루 정도 쉬러 오시기도 하고 출입이 제한되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 한 달 정도 머무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로날드 맥도날드하우스재단 부경미 국장은 “투병 기간 부모와 아동 둘 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며 “부모의 심리상태가 소아암 아동의 생존율과 밀접하다는 연구도 있다. 이들을 위한 치유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