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주범으로 맹비난을 받았던 삼성서울병원이 다시금 국민적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연예인인 배용준·박수진 부부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이 드러나면서다.
특히 메르스 사태 후 강화한 병원 감염관리 기준을 무시하고, 생사를 오가는 다른 신생아에게 피해를 준 정황이 확인돼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 신뢰 회복과 안전한 병원을 강조해오던 권오정 원장(사진)의 리더십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연예인 특혜 주장은 사실로 밝혀졌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니큐에는 출산예정일보다 한 달가량 먼저 태어난 배용준·박수진 부부의 첫 자녀가 입원해있었는데, 병원 측은 유별날 정도의 혜택을 줬다.
니큐는 출산예정일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 자가호흡이 힘든 미숙아나 선천적으로 신체에 문제가 있는 신생아가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는 공간이다. 신생아들의 면역력이 약해 면회를 부모 정도로 엄격하게 제한한다. 이 병원 니큐에선 아기가 엄마 젖을 직접 빠는 ‘직수’ 연습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배용준·박수진 부부에게만은 예외였다. 박수진 매니저가 간호사들에게 도넛을 준다며 니큐를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박수진은 직수 연습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어머니를 대동하고 수차례 니큐를 찾았다.
특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니큐는 A·B·C셀이 있는 제1중환자실과 D·E·F셀로 구성된 제2중환자실로 나뉜다. 8자리가 있는 A셀에는 상태가 가장 위중한 신생아가 입원한다. 상태가 좋아지면 순차적으로 F셀까지 이동한 뒤 퇴원한다.
배용준·박수진 부부의 신생아는 퇴원 때까지 A셀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마 젖을 직접 빨리 못할 만큼 미약한 다른 신생아와 달리 이들 자녀는 직수를 할 만큼 건강했지만 2개월 내내 A셀을 떠나지 않았다. 그 기간 정작 A셀 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들은 입원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박수진에게 여전히 특혜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임신·출산·육아커뮤니티에는 정해진 예약 시간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박수진 진료 때문에 1시간가량 대기했던 사연이 올라오기로 했다.
병원은 배용준·박수진 부부에게 이런 특혜를 준 것은 ‘의료진 판단’ 아래 이뤄진 적당한 행위였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배용준 부부 자녀의 니큐 입원 기간 조부모 방문과 직수 연습 등을 허용한 것은 모두 의료진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전하고 “둘째 자녀에 대한 혜택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