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아이의 눈물을 뚝 그치게 하는 신비의 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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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원진 작가]

육아를 하는 부모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아이들과 시름할 때가 가장 힘들고 괴롭다.

그리고 아이들 역시 자기 맘을 모르는 부모 때문에 힘들긴 매한가지다. 부모와 자식 간의 트러블은 한쪽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육아 서적에는 아이가 때를 쓰거나 머리를 벽에 박거나 울거나 하면 ‘무시하라’. ‘모른척하라’. 고 가르친다. 필자도 역시 이 부분 만큼은 고집스러울 만큼 단호하게 대처했다.

이러한 행동은 집 안팎을 떠나 한결같이 처신해야 한다. 엄마는 아이의 잘못에 대해 타인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안 돼’ 라고 한 것은 끝까지 고집해야 한다.

엄마가 타인을 의식하는 순간 아이는 엄마의 약점을 잡게 된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아이가 어릴 때 미리 정해주면 아이도 혼란스럽지 않고 엄마도 아이와 씨름할 일이 줄어든다.

또 아이가 때를 쓸 때 “엄마는 니 마음은 이해하지만 여기서 이렇게 때를 쓰는 건 용납할 수 없어”와 같이 그 행동을 나무래야 한다.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꼭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오자” 라든가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아이니까 대충 타이르면 되지가 아니라 성인에게 얘기하듯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막무가내로 때를 쓰면 이 부분은 엄하고 단호하게 ‘안돼’라고 하면 된다.

아이 역시 한 두 번 시험 삼아 때를 써보겠지만 엄마의 한결같은 굳은 심지를 보고 나면 향후 더 이상 때를 쓰지 않게 된다. ‘아 우리엄마는 이것이 통하지 않는 구나’하는 것을 아이도 분명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돌발 상황이 있다. 아이가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를 쓰지 않는 아이는 있을 수 있어도 울지 않는 아이는 없다. 부모들은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많다.

집 안보다 집 밖에서 더 당황스럽다. 이러한 경우에 이 울음을 금방 그치게 하는 신비한 묘약이 있다. 바로 ‘곶감 할아버지가 오신다’. ‘망태 할아버지가 오신다’와 같은 으름장이 아니라 “우는 얼굴도 예쁘네~”라는 감탄사다. “어머 어쩜 우는 얼굴도 이리 이쁘니”, “눈물이 또르륵 보석처럼 반짝이네” 와 같은 감탄사가 아이들의 눈물을 뚝 그치게 하는 신비한 묘약이다.
 

[사진=김정인 단장]

이 말은 심리적으로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 첫째는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고 둘째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우는 사건에 엄마는 매달리지 않는다는 신호다.

말을 잘한다는 아이도 울거나 흥분하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우리 큰애도 그랬다. 세 살 땐가 눈과 입 꼬리가 축 쳐져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필자에게 와서는 무어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부모들은 다 고슴도치니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해주길 바란다) 필자도 모르게 “어머 어쩜 우는 것도 예쁘니” 라고 했던 게 이 묘약을 알게 된 우연한 계기다. 큰 아이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금새 울음을 멈췄다.

이 후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울 때마다 필자는 “왜 울어?” 라고 묻거나 달래기보다 “어머 우는 것도 예뻐, 여기 눈물 좀 봐 보석처럼 빛나네” 라며 우는 아이를 감상했다. 그럼 신기하게도 아이는 눈물을 뚝 그쳤다. 왜 울어야 했는지 왜 울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 마법의 말이 신기해서 다른 집 아이가 울 때도 정말 그러한지 시험해 보았는데 말을 들은 아이들 족족 울음을 뚝 그치는 거였다.

병원에서 마트에서 연년생 동생과 싸우고 우는 아이들, 무언가 알 수 없는 속상함으로 고래고래 악을 쓰고 우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는 것도 이쁘네~”, “어머 눈물 좀 봐 반짝거린다”라고 감탄하듯 말했더니 열에 열 모두 울음을 뚝 그치는 거였다.

언제 울었냐는 듯이 아이들의 표정은 금새 밝아졌다. 우는 이유 역시 더 이상 파헤칠 필요가 없었다. 아이들의 엄마들은 창피한 듯 감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필자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곁에 있던 남편은 쓸데없다며 필자의 오지랖을 나무랐지만 필자가 가진 확실한 묘약을 두고 그 상황을 모른 척 할 수 는 없었다.

아이가 울 때 달래려고 하지 말고 그저 따뜻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우는 것도 이쁘다”고 말해보자. 아이의 꽁꽁 언 마음이 엄마의 말 한 마디에 사르르 녹아버릴 테니까. 그리고 진짜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이들은 우는 얼굴도 웃는 얼굴만큼 참 예쁘다.

/글=구원진 작가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김정인의청년들 #지켄트북스 #청년작가그룹 #지켄트 #지켄트인터뷰 #워킹맘칼럼
 

[사진=김정인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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