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는 지난 3년 동안 주택부문의 호조세에 힘입어 호황국면을 지나왔다. 건설수주액, 주택인허가 등 다수 지표들이 2015년 이후 3년 가까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국내 건설경기가 2018년에는 하강국면으로 빠르게 진입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1월 9일 발표한 전망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건설수주액이 3년 호황을 끝내고 4년 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하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건설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과거 건설경기가 호황에서 불황으로 접어드는 기간은 약 2년 반 정도 소요되었는데, 이번에는 1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2018년 하반기 이후면 건설경기의 불황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지방에 미입주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하고, 2019년 이후에는 중견 이하 건설사들의 부도사태, 역전세난 등도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한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SOC 예산의 비중은 소폭 줄 수 있지만, 명목금액인 예산액 자체를 이렇게 큰 폭으로 축소하는 나라는 없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SOC 투자가 충분히 이뤄진 미국도 GDP 대비 인프라 투자비율을 최소 3%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경기를 주도해 왔던 주택부문도 8·2부동산 대책 발표, 10월 초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 이후 분양, 착공 등의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다.
결국 향후 건설경기 전망의 쟁점사항은 ‘경기가 하락할 것이냐 상승할 것이냐’가 아니라, 향후 경기 하락이 확정적인 가운데 ‘연착륙할 것이냐 경착륙할 것이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 상황에서는 경착륙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SOC 예산이 다소 증액될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경기의 경착륙 우려를 지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택경기도 지난 3년 가까이 역대 최고수준의 신규 주택공급이 이뤄졌기 때문에 침체의 골이 상당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수요 공급의 논리로만 보더라도 향후 주택경기의 점진적 하강이 예상되는데, 정부가 초강력 대책을 연이어 발표함에 따라 경착륙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물론 미래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시나리오별 플랜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건설기업을 비롯한 정부와 일반 국민들은 향후 건설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념하여 경착륙에 따른 리스크 요인들을 살피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대책들을 고민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