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평창동계올림픽, 남북협력 물꼬 트는 계기가 되길

2017-11-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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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민주평통제주시협의회 자문위원, 국제정치학박사)

강병철 민주평통제주시협의회 자문위원 [사진=민주평통제주시협의회 제공]


국제사회에서 전쟁과 갈등을 지양하고 평화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하여 올림픽을 창설하였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힘으로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차이를 극복하며 인류애를 고양시키고 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공헌해왔다. 이런 올림픽 정신을 유엔에서도 지지하고 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1월 13일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올림픽 휴전결의안'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 결의안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7일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후 7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2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52일 동안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것을 결의하고 있다.

1993년 이후 동·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2년마다 유엔에서 채택되고 있는 휴전 결의는 선수들이 집을 떠나 돌아갈 때까지 전쟁을 멈춘 고대 그리스 전통에서 유래되었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고려해보면 유엔에서 채택한 이번 휴전결의안은 더 뜻 깊은 결의가 될 것이며 세계평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너무나 오랫동안 유지되어서 웬만한 도발사태에는 국민들이 둔감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의 남북한 간의 위기감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려는 선수들이 한반도 위기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유엔이 채택한 '올림픽 휴전결의안'은 올림픽 참가선수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북한도 이 기회에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켜야 할 것이다.
최근의 한반도 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방위원장의 상호비방에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월 19일 유엔총회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수백만 명의 아사와 고문·살해가 벌어진 나라이며 핵프로그램으로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불량국가라고 비난하였다. 또한,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군사적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호전광’이니 ‘늙다리 미치광이’라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2017년 9월 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끝으로 추가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항공모함 3개 전단이 동해로 진입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현명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해로 진입한 로널드 레이건호(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니미츠호(CVN 68) 등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이지스함 11척이 11월 12일부터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함정들과 합동 훈련을 개시하였다. 북한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난다면 승자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공멸하는 것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을 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예견하는 전문가는 없다. 그러나 전쟁은 우발적 충돌이 확대되면서 확전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사태를 피하려면 긴장을 완화 하여야 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평창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남북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남북대화 보다 북미대화를 성사시킨 후에 남북대화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선미후남(先美後南)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굳건한 한미동맹을 천명한 미국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면 남북대화를 먼저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평창동계 올림픽에 참가하여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고 한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북한 선수들이 평창동계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도록 제안하였다. ‘제18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하여 “평창의 문, 평화의 길은 북한에게도 열려 있다”며 “남과 북이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과 만나고 화합한다면 강원도 평창은 이름 그대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창이 움트는 화합의 장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패럴림픽위원회는 지난 5월 9일 평창패럴림픽 참가의향서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제출하였고 북한팀이 ‘피겨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출전권 획득하였으며 ‘크로스컨트리 스키’ 출전권 획득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북한 장웅 IOC위원이 지난 9월 16일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라면서 “올림픽 출전 여부는 북한 올림픽 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선수들이 출전권을 자력으로 얻는다면 평창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북한선수단을 평창동계올림픽에 보내야 한다. 북한이 선수단을 보냄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협력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북한체제를 위협하지 않고 공존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한미가 모두 밝히고 있다. 북한이 화합과 공동번영의 길을 선택하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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