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교수가 제자의 거짓 성추행 대자보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 8월에도 일어난 바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 수학교사 송경진(54)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전북교육청은 송씨의 출근을 정지시키고 직위 해제 처분을 내린 후 교육청 산하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조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학생들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맨 처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던 학생은 '야간 자율 학습 때문에 선생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상태에서 휴대전화로 혼나자 성추행 이야기를 지어냈다'고 말했다. 이후 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성추행은 없었으며,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를 내자 전북지방경찰청은 내사를 중단했지만,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조사를 계속했다. '학생들이 성적 자존감이 낮아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거나 지역사회가 진술을 강요할 수도 있는데 탄원서 때문에 기존 진술 모두를 무효화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송씨는 새로 부임받은 학교에서 징계를 받을 예정이었다.
무고함이 드러났음에도 자괴감에 빠져있던 송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남편을 잃은 송씨의 아내는 '부패한 교육 행정과 오만한 학생인권세터가 제 남편을 죽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취재하던 SBS '궁금한 이야기Y' 제작진은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를 직접 찾아갔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거 동일하다. 어떤게 다른가요? 오히려 저는 묻고 싶은데요" "성희롱에 대해서 판단을 할 때 의도성은 누구도 보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판단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작진이 '조사 과정에서 학생들을 만나보셨냐'고 묻자 관계자는 "학생들은 우리가 안 만났다. 진술서가 있는데 동일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또 만나야 하냐"며 황당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고 유족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22일 부산지법은 학내에 거짓 성추행 대자보를 붙여 누명을 쓴 교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제자 B(26)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B씨는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마치 성추행 증거가 있다는 것처럼 표현하는 대자보를 붙였고, 성추행 교수로 낙인 찍힌 손현욱 동아대 교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사 결과 실제 성추행 교수는 따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