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 차세대 한반도 포럼③]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 “韓·美·中·北, 대화 재개 물밑접촉 필요”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 [사진=성균중국연구소 제공]

“중국과 한반도의 북핵 해법 간 공통점과 차이점을 식별하고 차이점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통해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 중국,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접촉’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성균중국연구소가 주최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후원한 ‘성균중국연구소 2017 동아시아중국학대회’가 지난 17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복합차이나리스크 탐색 △동아시아 중국연구 △성균 차세대 한반도 포럼 ‘중국과 신북방정책: 기회와 리스크’ 등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제3세션 ‘성균 차세대 한반도 포럼’은 한국과 중국의 젊은 학자 11명이 모여 지난 1년간 한반도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교류해 양국의 의견 차이를 좁혀보자는 취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은 “한·중 양국의 북핵 해결 목표와 방법론은 유사하지만 이를 구체화한 해법에서 이견이 발생했다”면서 “한국은 중국의 쌍중단을 협상카드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도 한국의 단계적 접근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한국이 제시한 단계적 접근이 철저한 검증이 선행돼야만 유인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 강국을 주장하는 북한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한 위법 행위이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방어적 성격으로 국제법에 부합한다며 중국 ‘쌍중단’을 협상책으로 보지 않는다.

다만 그는 “앞서 ‘9.19 공동성명’, ‘2.13 합의’에서 채택했던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즉 북한이 핵 동결을 먼저 선언한 뒤 대화를 재개하고 이에 대한 검증과 유인책을 동시에 제공하는 방안이라면 한·중 양국 모두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선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이 이를 수용해 협상 테이블로 나올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유엔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핵·미사일 폐기 이후의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채널과의 접촉이 함께 이뤄지면 북한도 어느 정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접촉의 핵심은 북·미 간의 물밑접촉”이라며 “미국이 물밑접촉이 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에 따라 북·미 대화 이전에는 접촉 수준에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폐기나 동결 등의 입장을 표현해야 이것이 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추진하는 접촉들이 제재와 동시에 이뤄질 때 북한이 이러한 제안들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 한·중, 한·미, 남북 대화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해 이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