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는 물자와 식량은 적지에서 자급자족하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열쇠 중 하나는 식량과 물자 보급 능력이다. 이것은 과거도, 현대도 변치 않는다.
전쟁에 정통한 자는 식량 조달을 전쟁하러 나갈 때와 귀국할 때 두 번만 할 뿐, 세 번째는 자국에서 가져가지 않는다. 무기 등 군수물자 전쟁 비용은 국내에서 부담하되, 식량은 싸움터와 적지에서 스스로 해결한다.
진(秦)의 시황제 사후에 천하를 쟁취한 자가 바로 초(楚)의 항우와 한(漢)의 유방이다. 이것을 ‘초한전쟁’이라고 한다. 4년이나 계속된 이 전쟁에서 처음에는 항우 측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유방 측이 끈질긴 저항을 발휘하고 전선을 견지하고 있는 사이 형세가 역전해갔다. 이윽고 항우를 사면초가 상태로 몰아넣고 결국 멸망시켰다. 유방이 역전한 원인 중 하나가 보급 문제였다. 유방은 패할 때마다 후방에서 식량과 물자, 병사를 보급 받아 전선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삼국지‘의 제갈공명도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갈공명은 다섯 차례나 대군을 이끌고 원정을 시도했지만, 보급 문제 때문에 모두 철퇴할 수밖에 없었고 작전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손자가 ’적지에서 식량을 해결하라‘고 한 것은 그렇게 하는 게 자국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그것이 가능할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위정자들은 이 현실을 심각하고 냉정하게 받아들여 전쟁에 돌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외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해외 진출 전략 목적을 ①해당국 현지 기업에서 현지 제품을 조달한다 ②해당국 현지 기업에서 위탁가공한 자사 제품을 조달한다 ③해당국 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로 구분하면, ①의 위험성이 가장 낮고 ③이 가장 어렵다. ①은 자금 회수 문제에 없지만 문제는 품질과 납기이다. ②는 아웃소싱으로, 의도한 대로 자사 제품이 될 때까지의 지도가 핵심이다. ③의 경우 진출국 판매채널 구축과 대금 회수 극복 등이 관건이다.
어느 경우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다. 전략 수립 땐 잘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의 대체 전략과 돌발적인 사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불측사태대응도’를 책정해 놓는 게 중요하다. 전략은 고정화된 게 아니라 계속 재검토하고, 경합하는 다른 업체에서의 재탕이 통용되지 않게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
현지 법인장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창업과 함께 ’모자라는 물자와 식량은 현지에서 자급자족하라‘는 자급자족의 ’독립채산제‘ 정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