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사고 예견된 일...10대 중 2대 20년 넘어, 설치업자 4대보험 없는 개인사업자

2017-11-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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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전수조사, 20년 넘으면 퇴출

타워크레인 등록현황[자료=국토교통부]


지난 5월 삼성중공업, 10월 의정부 등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

국내 등록돼 있는 타워크레인 10대 중 2대 가량이 20년 이상 노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업자는 소속이 없고, 4대 보험도 가입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들이다.
그럼에도 타워크레인 관련 전수조사 한 번 제대로 실시된 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서만 타워크레인 사고로 13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대책과 관리 부실로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타워크레인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등록부터 해체까지 전 과정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사용 주체별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6074대, 이중 20년 이상이 1268대(20.9%)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식이 10년 이상 된 것도 44.4%였다.

문제는 이 통계마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수입 크레인의 경우 허위로 인증 받아 등록하는 사례가 많은데다 연식도 허위로 등록해 기존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등록된 모든 크레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허위 연식이 적발되면 크레인의 등록을 말소할 방침이다.

타워크레인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업자는 개인사업자들로 전문업종 등록없이 5~6명의 소규모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에 고용된 경우는 소수이고, 대다수가 개별 팀을 이뤄 프로젝트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실정이다.

소속이 없다보니 이들의 작업 전반을 관리하는 주체도 없어 항상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설치·해체업자에 대해 등록제를 시행하고, 작업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기술자격제도 도입키로 했다.

사고 발생 시 원청과 크레인 임대업체 등에 대한 처벌 또한 현행법 상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솜방망이 수준이다. 정부는 관련 법령을 연내 입법예고하고, 하위법령 개정은 내년 1분기 내에 완료해 보다 처벌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타워크레인 사고가 지속돼 왔지만 이제야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점은 정부가 그동안 관리 부실을 자인한 셈”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부터 조사해야 하고, 등록 현황, 관리 주체의 명확화 등이 총체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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