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세계 최대 스타트업 중 하나인 우버 투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우버는 소프트뱅크의 투자안에 이사회가 합의했다면서 100억달러(약11조원) 규모인 이번 투자가 거의 성사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매입 주식의 가격 등 여러 변수가 남았다면서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13일 강조하고 나섰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CNN은 "창립이래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아온 우버가 가장 중요하고도 복잡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음날 소프트뱅크의 반응은 다소 냉랭했다. 라지브 미스라(Rajeev Misra) 소프트뱅크 전략금융부문 대표는 13일 성명을 통해 아직 우버 투자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소프트뱅크가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성명을 통해 미스라 대표는 “수개월에 거친 어려운 협상 끝에 우버와 주주들이 소프트뱅크의 투자의 원활한 진행에 동의를 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버에 관심이 있지만, 최종적인 협상은 적정한 가격과 소프트뱅크의 확보 지분 비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이같은 성명은 소프트뱅크가 인수 주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주주들로부터 90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지분을 사들일 예정이며, 10억 달러(약 1조원)는 우버에 직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소프트뱅크가 확보를 요구하고 있는 지분은 14%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우버에게 재정·구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최근 이어진 악재로 힘들었던 우버의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우버는 또한 최근 리프트를 비롯한 경쟁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확보로 한시름을 덜게 됐다. 우버는 자율주행기술 등과 관련한 법적 소송, 운전자 이익을 둘러싼 갈등으로 매 분기마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지출을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사회를 개혁하고, 현재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캘러닉 전 대표와 우버의 초기 투자자인 벤치마크 사이의 중재를 할 수 있는 역할도 하게 된다고 CNN은 지적했다.
우버와 소프트뱅크는지난 수개월간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연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전 대표였던 트래비스 칼라닉의 이사회에서의 역할을 결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우버 관계자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소프트뱅크의 협상이 마무리 될 경우 캘러닉에 관한 법정소송을 중단하는 것에 초기투자자인 벤치마크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벤치마크는 지난 6월 트래버스 캘러닉 전 CEO 퇴출을 주도한 후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캘러닉은 우버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과 폭력적 행위 등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실추된 데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이번 투자로 우버의 기업공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우버의 주식상장은 2019년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중국 '디디추싱', 동남아 '그랩', 인도 '올라' 등 세계 차량호출기업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우버의 주식마저 보유하게 된다면, 소프트뱅크는 전세계 차량공유의 큰 손으로 부상하게 되며, 각 기업들간의 경쟁 관계도 조율하게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