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알리바바·텐센트의 데이터 중국 대륙을 사로잡다

2017-11-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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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데이터 산업 현황…2020년 138조원 규모 전망

중국 빅데이터 산업전망. [그래픽=아주경제DB]


#1."주변 반경 1㎞ 이내에 애완견을 키우는 가구가 많으면 강아지 사료를, 아기를 키우는 가구가 많으면 기저귀나 분유 등 영유아 제품을 추천해준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중국 전국의 600만개 구멍가게를 대상으로 선보인 B2B 구매·물류·마케팅 원스톱 서비스플랫폼인 '링서우퉁(零售通)'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부다. 알리바바는 각 구멍가게 주변의 소비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경영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대기업과 구멍가게의 상생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2.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가 만든 인터넷뱅크 '위뱅크'에서 운영하는 개인 대상 소액신용대출 서비스 '웨이리다이(微粒貸)'. 텐센트 산하 메신저인 QQ나 위챗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2.4초 만에 심사를 마치고 40초 만에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무담보·무저당 대출로 언제든지 대출 상환도 가능하다. 이는 텐센트나 이용자들의 SNS 활동, 지인, 거래기록, 소비결제 등의 빅데이터에 의존한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에 따른 것이다. 출시 약 2년만에 9800만명이 모두 3600억 위안 어치 대출을 받았다. 
빅데이터가 바꾼 오늘날 중국의 모습이다. 중국에 바야흐로 ‘빅데이터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정보가 넘쳐나면서 대량의 데이터가 생성된 것이 빅데이터다.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게 바로 빅데이터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미래 신 성장동력인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5년내 국내 빅데이터 산업 규모를 연간 50% 늘려나가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빅데이터 규모를 8000억 페타바이트(PB)까지 늘리기로 했다. 1페타바이타는 약 100만 GB로 6GB짜리 DVD영화 17만400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중국은 전 세계 빅데이터 총량의 20%를 차지해 세계 최대 빅데이터 강국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2015년 중국 빅데이터 거래 백서에 따르면 중국 빅데이터 산업규모는 2014년 767억 위안에서 연간 48.5%씩 성장해 2020년 8228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빅데이터 도시'도 만들었다. 구이저우(貴州)성의 성도 구이양(貴陽)이 그곳이다. 지난 2015년 2월 빅데이터 클러스터 발전시범구가 조성된 구이양은 '빅데이터 메카'로 변신 중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도 잇달아 이곳을 방문해 빅데이터 발전을 적극 지원 사격했다. 

중국의 3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구이양에 벌써 150억 위안(약 2조5000억원) 넘게 투자해 데이터센터 3개를 지었다. 구글·인텔·마이크로소프트(MS)·휴렉팩커드·델·팍스콘·오라클 등 세계 500대 기업들도 이곳에서 빅데이터 투자를 단행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도 지난 해 11월 구이양에 첫 해외 빅데이터센터를 짓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발전은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척박하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던 구이저우성의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구이저우성이  최근 중국 33개 성(省)·시(市)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는 것. 구이저우성의 올 1~3분기 경제성장률은 1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평균 경제성장률인 6.9%를 훨씬 웃돈다.

중국 기업들도 너도나도 빅데이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알리바바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미 “세상이 정보통신기술(IT) 시대에서 데이터기술(DT) 시대로 가고 있다. 20년 후 글로벌 최대 자원은 석유가 아닌 빅데이터”라며 알리바바의 ‘데이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특히 물류배송 방면에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 중이다.  지난해 중국의 최대 쇼핑시즌인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때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에서 고객들이 구매한 제품은 모두 6억5700만개였다. 이를 한줄로 연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38만km를 이을 수 있는 거리다. 이 어마어마한 물품들을 알리바바는 나흘 만에 90% 이상을 배송 완료했다. 이는 모두 그 동안 축적한 물류 빅데이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디디추싱이 하루 평균 2000만건 이상의 주문량을 처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빅데이터다. 디디추싱은 그 동안 수집한 교통 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역별 교통 수요를 정확히 꿰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빌딩에서 15분간 자동차 수요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최고 90%까지 예측 가능한 것. 이것이 바로 디디추싱이 우버차이나를 중국 시장에서 내쫓을 수 있었던 무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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