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의 실물이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최씨는 “태블릿PC는 고영태와 JTBC가 기획한 것”이라며 존재 자체를 부정했고, 검찰은 “오늘을 기점으로 조작이 아니라는 점이 확실시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태블릿PC의 외관만 검증한 이유는 기기의 전원을 켤 경우 저장된 자료의 특성을 암호화한 기록인 '해시값(Hash Value)'이 변경돼 또 다른 의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태블릿PC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 ‘해외순방 일정표’ 등 청와대 문건과 최씨의 개인 자료 등이 담겨 있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게 된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이날 공개된 태블릿PC는 삼성전자 제품으로, 모델명은 'SHVE140S-4G LTE 32GB'이다.
재판부는 최씨와 변호인단, 최씨 측이 대동한 전문가 두 명 등에게 태블릿PC를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씨 측 전문가들은 태블릿PC의 실물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을 남겼다.
재판부는 법정 내 검증을 마치고 태블릿PC를 봉인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낼 예정이다. 국과수는 최씨가 해당 태블릿 PC사용자인지 최종 감정한다. 국과수 감정이 나오면 지난해 12월 시작돼 1년을 끌었던 태블릿PC 조작 논란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1년 만에 현물이 제출돼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최씨가 그런 태블릿을 사용한 적이 없다는 걸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정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최씨도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기획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왔다"며 "오늘 이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건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국과수 감정을 통해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될 것"이라며 "아울러 최씨가 이 기기를 썼다는 점도 분명히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