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가 임박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오픈마켓 등 온라인쇼핑몰들이 중국인 모시기 경쟁에 나섰다. 광군제는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온라인 쇼핑 할인데이로, 날짜에 숫자 1이 연달아 있어 '솔로데이'라고도 부른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존 중국인 관광객의 이용이 많았던 면세점과 온라인 마켓 등을 중심으로 광군제 준비에 돌입했다.
신라면세점도 광군제에 대비해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과 SNS에서 마케팅을 강화했다. 신라면세점은 △알리페이로 결제할 경우 구매금액별 선불카드 지급 등 알리페이 제휴 혜택 강화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을 활용한 소셜미디어 홍보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초청 팸투어 검토 △중국 현지 여행박람회 참여 등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을 최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훙바오(紅包·중국인들이 세뱃돈을 넣는 붉은 주머니)와 금괴 이벤트 등을 재등장시켜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또 중국인 관광객들의 결제 편의를 위해 중국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이를 기념한 이벤트도 실시한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도 광군제 준비에 한창이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운영하는 G마켓의 글로벌숍에서는 광군제 기간인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메가G' 할인 행사를 연다. 한·중 관계가 한층 부드러워짐에 따라 거래상품도 지난해보다 30% 늘렸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는 해외 고객 대상 글로벌 서비스 '글로벌 11번가'를 통해 광군제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히 11번가는 11이 들어가는 이름을 살려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광군제의 분위기가 살아난 것은 한국의 유통가뿐 아니라 중국 현지언론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중국 국영방송인 CCTV2 채널이 한화갤러리아에 광군제 관련 취재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매체는 한국의 유통가 소식을 거의 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사례는 한·중 관계가 해빙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CCTV2는 주로 경제 관련 뉴스를 다루는 채널이며 한국에 지사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과거보다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다"며 "예전단계의 매출을 회복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