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북미에 연간 생산능력 100만ℓ(리터) 규모 혈액제제 공장을 세우면서 ‘글로벌 녹십자’를 향한 디딤돌을 갖췄다. 국내 제약사가 북미에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30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허일섭 녹십자 회장,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벡 주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캐나다 법인 Green Cross Biotherapeutics(녹십자 바이오테라퓨틱스, GCBT) 혈액제제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고 31일 밝혔다.
녹십자는 캐나다 공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자 사실상의 첫 단추로 보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은 25조원 규모인 전 세계 혈액제제 시장 절반을 차지한다.
북미지역 공장은 2015년 6월 착공돼 그간 총 약 2200억원이 투자됐다. 캐나다 퀘벡 주 정부는 이 공장에 2500만캐나다달러를 지원했고, 가동 후에는 면역글로불린(IVIG)와 알부민을 최소 8년 이상 구매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녹십자는 주요 글로벌 혈액제제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둔 것과 달리 다양한 혜택을 얻으면서 캐나다에 생산거점을 마련한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도 녹십자 공장을 유치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IVIG, 알부민 역내 생산이 가능해져 필수 혈액제제의 수급 안정화와 고용창출 효과를 얻었다.
다만 실질적인 가동시기는 오는 2020년쯤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에서 의약품 공장은 제품 양산 전에 설비 적절성 검증, 시생산, GMP 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야 상업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