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이번엔 잘 될 것 같아"…장항준 감독X김무열 '기억의 밤', 이유 있는 자신감

2017-10-3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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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밤' 장항준 감독과 강하늘, 김무열[<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천재 스토리텔러가 돌아왔다. 약 9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장항준 감독은 더 탄탄하고 묵직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관객들을 매혹시킬 예정이다.

10월 30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는 영화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미디어메이커·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컴퍼니)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 분)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 분)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먼저 9년여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 감독은 “일은 계속했지만 극장용 영화는 상당히 오랜만이다. 제겐 고향 같은 곳이다. 너무 설레고 떨린다. 26살 때부터 시나리오 작가를 시작해 지금까지 20년이 흘렀다. 항상 돌아오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더라. 시나리오를 열심히 썼고 좋은 배우들을 모시고 일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만큼 작품에 대한 부담 또한 컸을 터. 하지만 장 감독은 스토리텔러의 귀재답게 신선하고 흥미로운 소재를 내놓았다.

장 감독은 “2014년 연말에 지인들과 술을 마시면서 영화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지인 중 한 명이 ‘사촌 형이 가출했다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번뜩 ‘사촌 형이 가출을 했다가 돌아왔을 때 얼굴도, 목소리도 같지만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면 어떨까? 같이 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낯섦을 느낀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다들 재밌다고 했다. 그 뒤는 생각도 안 하고! 확실히 알콜로 시작한 영화는 알콜로 이야기가 진행되더라. 다른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며, 영화의 시작점을 밝혔다.

9년 여 만에 스크린 복귀한 장항준 감독[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어 “2015년 1월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 노트에 메모하면서 구성을 하는데 두 권 반 정도 나왔다. 시나리오를 고치고 고치고 하니까 1년 정도 걸렸다. 저답지 않게 꼼꼼하게 만들었다. 관객들이 보러 와서 ‘앞만 그럴 듯하고 뒤는 말도 안 된다’는 논리적 비약을 듣고 싶지 않아 열심히 스토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스릴러의 귀재 김은희 작가의 평은 어땠을까? 장항준 감독은 아내이자 SBS 드라마 ‘싸인’, tvN ‘시그널’ 등 다수의 히트작을 가진 김은희 작가가 “재밌다고 칭찬해줬다”고 자랑했다.

장 감독은 “김은희 작가가 ‘오! 오빠 이거 재밌다’고 하더라. ‘잘 될 것 같냐’고 물었더니 ‘이번엔 잘 될 거 같아. 좋겠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평소 대본에 관해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치밀하고 깐깐한 사람이다. 스릴러를 쓰는 사람인 만큼 (스릴러 장르에) 인색한데 평가가 후해서 기분이 더 좋았다. 딸 아이에게도 보여줬는데 ‘아빠가 엄마가 작가 되기 전에 가르쳤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고 하더라. 가족들의 응원과 칭찬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 감독이 자신한 것처럼, 김무열 역시 탄탄한 ‘시나리오’에 꽂혔다고. 그는 “시나리오가 워낙 탄탄해서 (선택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감독님이 워낙 스토리텔러로 유명하지 않나. 시나리오 완성도가 높았다. 긴장감도 넘치고 캐릭터도 좋은 데다가 연기 스펙트럼도 높아서 어느 배우가 받았더라도 선택에 고민이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장 감독 역시 캐스팅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1순위 잔치”였다는 것이다.

그는 “첫 번째 캐스팅이 강하늘이었다. 그런데 강하늘이 제작사를 통해 ‘정말 내게 들어온 게 맞냐’고 묻더라. 그 말이 기분이 좋았다. 기세를 몰아 김무열에게도 시나리오를 줬다. 평소 좋아하는 배우인데 안경을 쓰면 지적이고, 벗으면 묘한 얼굴이다. 형 역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드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답을 주셨다. 캐스팅은 기분 좋게 끝냈다”고 말했다.

특히 장 감독은 “제작보고회라서 일부러 덕담하는 게 아니다. 강하늘은 뭘 준비해오지 않는 것 같은데 촬영만 시작되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낸다. 나영희 선생님께서도 ‘쟤 왜 저렇게 잘해?’하고 칭찬하더라. 그 친구의 상승세가 이해가 갔다. 김무열은 ‘이 영화가 잘 될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친구다. 그런 생각이 들게 한 신의 주인공이었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좋아서 스태프들을 모두 불러 ‘야, 이 장면 좀 봐라. 이거 잘 되겠다’며 자랑했던 기억이 난다”고 두 주연 배우를 추어올렸다.

'기억의 밤' 김무열[사진=연합뉴스 제공]


화기애애한 분위기만큼이나 배우들의 호흡 역시 좋았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후 약 8년 만에 재회한 김무열과 강하늘은 완벽한 연기 호흡을 선보였다고.

김무열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하늘이의 첫 작품이었을 거다. 당시 너무 순수하고 지금처럼 미담이 쏟아지는 착한 아이였는데 저는 그게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지나면 변할 거로 생각했는데 8년 만에 만나도 그대로더라. ‘이런 인간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의 성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인간적 모습에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

장 감독 역시 “훌륭한 배우들과 일해서 좋았다. 품성이 매우 훌륭하다. 배려심이 깊고 서로 양보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마음이 편했다”며 주연배우들의 훈훈한 성품에 촬영장 역시 따듯한 분위기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강하늘·김무열의 인생 연기 그리고 장항준 감독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영화 ‘기억의 밤’은 오는 11월 2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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