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1100만명이 8조원 '토스' 곧 해외시장도 노크"

2017-10-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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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송금 외 자산관리·비트코인거래까지 앱 하나로 가능

내달이면 송금액 한달 1조원, 내년엔 손익분기점 넘을 것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앱 운영사)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사무실 입구에서 인터뷰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야근이 잦지만 아무도 싫증내지 않습니다.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내년 상반기 안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연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스타트업 경영이 고단할 만도 한데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간편송금 서비스 시장을 선도한 금융플랫폼 '토스'의 성장세와 남 부럽지 않은 기업문화의 원천 그 자체였다.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서비스다.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다운로드 수 1100만건, 누적 송금액 8조원을 넘어섰다. 다음 달에는 월 송금액 1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이승건 대표는 "최근 6개월 동안 매달 50% 이상 성장했다"며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만족시킨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토스가 지난 7개월간 선보인 신규 서비스는 15개 이상이다. 시작은 간편송금이었지만 은행·증권사 등과 연계해 수익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토스 앱을 통해 대출 중개,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출금은 물론 테라펀딩(P2P) 투자, 비트코인 거래 등도 가능하다. 수익원은 이 같은 서비스에 대한 중개수수료다.

외부로부터의 투자 유치도 탄탄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3월 페이팔, 베세머벤처스파트너스, 굿워터캐피탈, 알토스벤처스, 파테크벤처스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5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대표는 "토스를 처음 시장에 내놨을 때 과연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인지를 두고 말이 많았다"며 "토스의 지향점이자 구조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스는 금융플랫폼으로서 모든 금융회사와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람들이 금융서비스를 원할 때 토스를 제일 먼저 찾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용자들의 불편이 무엇일지 등 내부 고찰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토스에서 전례 없는, 혁신적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토스는 19개 은행, 7개 증권사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이르면 올해 말 카드 관련 서비스도 개시할 계획이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업계에 반향이 예상된다고 이 대표는 자신했다.

올해는 주거래은행이 우리은행인 토스 이용자들의 불편이 해소됐다. 자체 모바일 메신저 '위비'를 내세웠던 우리은행과의 제휴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에는 신한금융투자와 연계해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출시 두 달 만에 무려 20만좌가 개설돼 토스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지난해 은행권 비대면계좌 개설 수(15만좌)보다 많은 수치다.

이 대표는 "증권업계도 비대면계좌 개설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앞으로 제휴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간편송금을 넘어선 종합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종합금융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토스에 예외는 없다. 성격 및 기능 측면에서 비교되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토스에는 하나의 제휴 가능 대상일 뿐이다. 서로 벽을 둘 것 같다는 생각은 토스가 플랫폼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을 간과한 셈이다.

그는 "인터넷은행도 우리(토스)와 제휴하면 다른 은행들처럼 고객 유입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며 "이미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토스의 국내 성과가 TV광고 등의 마케팅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 홍보를 위한 마케팅에 초기 비용을 쏟아붓는 것과 사뭇 다르다. 주 고객층인 20~30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서비스의 편리함과 입소문 덕분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오히려 마케팅 비용은 앞으로 금융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보다 많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는 "토스가 간편송금만 취급한다는 인식이 아직 만연하다"며 "다양한 서비스를 올바르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에서 광고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출범 3년차인 토스는 현재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모바일폰 이용자 비중이 75% 수준인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주요 타깃이다. 이 대표는 "해외 법인 설립을 위해 현지 은행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진출하는 등의 논의가 웬만큼 이뤄졌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아울러 토스는 세계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산관리면 자산관리, 간편송금이면 간편송금 등 하나의 서비스에 특화된 앱은 있었지만, 한 번에 모든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앱은 없었다"며 "벤치마킹이 아닌 독자적인 모델로서 자부심을 갖고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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