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한은 총재 "금융완화 정도 줄여나갈 여건 성숙"

2017-10-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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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가능성 시사…다음 달 올해 마지막 금통위 관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경기나 물가의 흐름을 보면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주요국의 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7월 전망치(2.8%)보다 0.2%포인트 높은 3.0%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2.9%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와 소비 확대에 힘입어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오는 11월30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 이날까지 16개월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된 가운데,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해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금융 안정에 유의할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주의깊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8.2 대책이 시행된 데 이어 조만간 가계부채 관리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으로 그 효과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금통위 기자회견 일문일답.

▲금리 인상에 부합하는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였고, 물가상승률도 우리 목표 수준에 부합하는 2.0%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상존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성장과 물가 흐름이 계속 기조적일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좀 더 필요하다.

▲미국처럼 장기금리 수준의 목표를 정해놓고 있는지.
-미 연준을 예로 들었는데 사실상 미 연준의 경우에도 장기 금리 수준의 목표를 정해놓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는다. FOMC 위원들이 각자 정책금리 전망하고, 공개하고 있다. 이들이 보는 전망치는 경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렇게 보면 미 연준도 통화 정책을 그때그때 금융정책 상황에 맞춰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도 통화정책을 장기 정책금리 목표를 정해놓고 운영한다기보다,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

▲기재부에서 최근 그린북을 통해 '내수가 견고한 회복세를 보이지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통와 엇갈린 평가에 대한 생각은.
-기재부가 지난주 그린북에서 내수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 근거해서 본 것이다. 그간의 높았던 설비투자가 조정기를 거치는 등의 상황에서 내수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번 전망을 앞두고 우리 한국은행 조사국에서는 여러가지 다양한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그 결과를 가늠해보면 설비투자가 7~8월 주춤했지만 9월 들어서 IT 투자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로 들어섰다. 추석 연휴가 있었지만 소비도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 종합적으로 보면 내수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원화 강세로 외국 자본이 급격히 유입되지 않을까.
-미국도 시장 예상대로라면 12월 중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그런 점을 감안해서 내외 금리차를 생각해야 한다. 또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내외 금리차 뿐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사정, 각국의 물가와 경기 상황, 통화정책의 큰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결졍된다는 점 참고해달라.

▲12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한은이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시장은 봤다.
-9월 하순 이후 장기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염두에 두고 질문한 것 같다. 시장금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외에도 경기나 물가 전망, 내외 금리차, 시장에서의 자금수급 사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최근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것을 분석해보면 북한 리스크가 잠재해 있고, 9월 하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선물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하면서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또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감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경제적 영향이 악화될 여지가 있을지.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중 관계 향방을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다만 올해 중에 사드 갈등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예상보다는 상당히 컸다고 본다. 내년부터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부정적 영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단기물 금리 움직임(상승)이 현재 통화정책 기조와 부합하다고 보는지.
-시장금리는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여러가지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시장금리 움직임에는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일부 반영됐다고 파악한다. 다만 현재의 시장금리가 우리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와 부합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3.0%의 성장경로가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는지. 하방 요인은.
-경제성장률은 전반적으로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는 상방/하방 리스크 다 있다. 기재부에서 밝인 성장 경로와 전망이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 경로로 봐도 된다면 한은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외국인 증권자금이 두달 연속 순유출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지.
-8월 이후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국인 증권자금이 유출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0월에는 큰 폭으로 주식자금 들어오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중에 채권도 대규모 매도가 있었지만 10월 들어 재투자되면서 유출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북한 리스크가 자금 유출에 영향을 끼쳤듯이 경계감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리스크의 전개 상황에 유의해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흐름을 주의깊게 지켜보도록 하겠다.

▲최근 고용시장의 양적, 질적 개선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현재 노동시장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취업자수는 증가하는 상황이다. 반면 서비스업은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부진하고, 건설업 취업자도 기상 여건의 영향을 받아 변동폭이 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고용 증대가 서비스업이나 건설부분의 부진을 상쇄시킬 정도로 고용 창출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그런 측면에서 고용의 질적 개선은 역점을 둬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정부가 내년부터는 일자리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 계획이다. 다 고려하면 향후 고용 사정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비 IT 부문 제조업의 생산 관련 전망은.
-제조업 생산이 부진한 8월에는 설비투자나 기상 영향으로 인해 내수가 주춤한 걸로 보이지만, 9월 이후 모니터링 한 결과를 토대로 한다면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 전망은. 경기순환사이클에 따라 고점을 지나는 걸로 볼 수 있지 않나.
-사이클이 꺾이는 거 아니냐는 판단은 너무 이르다고 본다. 경기 사이클에 대한 판단은 조금더 시간을 갖고 분석해볼 사안이다. 사이클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

▲부동산 경기가 하강하면서 경제 성장률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걸로 보는지.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 정도가 컸다. 내년에는 조정기를 예상한다. 기저효과에 따라 건설경기가 낮아진 걸로 보이겠지만 큰 침체는 아니라고 본다.

▲한.중 통화스와프에서 기술 검토로 3일이 소요된 데 대해 설명해달라.
-통화스와프 관련된 것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다. 큰 원칙은 모두 합의됐고, 발표 전까지 미세한 부분에 대한 협의였다. 이런 것까지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이 문제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2~3일 정도의 차이는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나 가계대출에의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보면 되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계부채에 대한 관심도는 꾸준하다.

▲긴축 전인 중립금리까지의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나.
-여러가지 경기와 물가의 흐름을 보면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경기나 물가 흐름이 지속적, 기조적이냐는 판단에 있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로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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