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30년 맞는 미국 증시…승승장구 이어질까?

2017-10-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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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


지난 1987년 10월 19일은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공포스러운 날 중 하나로 기억된다.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이날 다우존스 평균 지수는 23% 가까이 떨어졌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역시 20% 가까이 급락하면서 시장을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다. 

블랙먼데이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난 2017년 현재 미국 증시를 둘러싼 전망은 대부분 장밋빛이다.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경기 역시 급작스러운 하락 우려가 적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는 여러 측면에서 1987년과 2017년이 유사한 지점이 많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 계속되는 사상 최고치 행진··· 복잡해진 거래시스템 위험 요소 될 수도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해 S&P 500 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등 3대 지수는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다우존스 지수는 마감가를 기준으로 49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13년이후 가장 많은 횟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기 부양을 위한 돈이 풀리면서 미국 증시는 지난 8년 동안 커다란 폭락 없이 오름세를 이어왔다"면서 "시장에는 급락의 위험이 상존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어느 때보다도 미국 증시는 고평가되어 있으며, 투자자들의 매매전략이 대량의 매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는 측면에서 30년 전과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7년의 급락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컴퓨터를 통한 선물 거래가 보편화되고 시장이 복잡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마켓 워치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옵션과 선물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보호 장치를 마련한 것이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매도 도미노'를 일으키면서 폭락을 이끈 것이다. 

당시 폭락이 이른바 포트폴리오 보험 탓이었다면, 현재 투자자들이 자산 보호를 위해 수동적 투자 수단인 ETF에 대거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 블랙먼데이 시기와 유사하다고 투자전문가 니감 아로라는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버클리 대학 교수이자 포트폴리오 보험의 선구자이기도 한 헤인 르랜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리스크 대비 방법들이 30년 전의 위험방지 장치와 닮았다고 지적하면서 "시장이 오를 때 사고 시장이 내릴 때 판다는 기본적 전략은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급락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있기 때문에 블랙먼데이가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은 낮지만, 매도가 한꺼번에 몰릴 위험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3분기 실적과 세제 개혁의 영향 

최근의 주가상승에 가장 많이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혁과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에 충격을 줬던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다우존스 지수는 28% 상승했으며, S&P 500 지수는 거의 20%, 나스닥 지수는 27.6%가 올랐다.  3대 지수는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나오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역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 거기에 세제개혁 추진이 최근 동력을 얻으면서 당분간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CNBC 등 외신은 전망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스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거의 모든 업종에서 실적을 내놓는 이번 주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투자자들은)미국 기업들의 견고한 성장 추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제호전이 기대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다만 연준이 시장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자산 축소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등 비용이 상승할 경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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