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文정부 경제정책]최저임금 1만원 인상, 통상임금 범위 확대 “기업하기 힘들다”

2017-10-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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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인상 등 반기업 정책 봇물

경영 부담만 키우고 경제 활력 꺾어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 추이[자료=고용노동부]


“기업 못 해 먹겠다.” 요즘 사업주들이 모인 자리면 자주 듣는 말이다.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 들어 이른바 ‘반(反)기업’ 정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다수의 고용·노동 정책이 노동계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규제를 강화하는 쪽에 정책의 추가 기울다 보니 경영부담만 키우고, 경제활력을 꺾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임금인상 압박은 경영난을 겪는 기업 입장에서는 최대 부담이다. 우선 내년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인상률(16.4%·1060원)로 결정되며 커진 인건비 부담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본급, 수당 등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커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대기업, 공공기관 등 전체 사업장에 끼칠 파급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의 연봉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장 내 대량 해고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을 촉발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근로자 임금 격차 등 ‘일자리 양극화’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은 똑같이 적용되지만 기본급·수당·상여금·성과급 등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후, 기업 규모별로 상용직 근로자 연봉이 약 1000만원 넘게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기아자동차가 1심 패소한 사례도 기업에는 큰 부담이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및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는 기준인 통상임금에서 상여금과 중식대를 제외해 온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기아차가 1심 결과를 받아들일 경우, 전체 근로자에 소요되는 비용은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통상임금 소송 중인 110여개 기업 모두 패소할 경우, 약 38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에 가맹점 내 제빵기사 5378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한 것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처음으로 민간 사업장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명령한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파리바게뜨 측은 이들을 직접고용하는 데만 600억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파리바게뜨 사례가 전체 프랜차이즈 업체에 확대되면 부담액은 천문학적인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임금은 올려야 하는데 근로시간은 줄여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 중이다.

현재 30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8시간 특별연장근로 4년간 허용 여부, 휴일근로 할증률(50% 또는 100%) 적용, 탄력근로제 확대 등이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 밖에 민간기업 청년의무고용제, 법인세 인상 등 소위 ‘기업 옥죄기’ 정책과 법안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정책의 중심에 일자리 창출을 둔 것은 잘한 일이지만 고용, 임금인상 등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할 부분까지 간섭하는 모양새는 잘못”이라며 “최저임금 인상도 생계형 근로자를 위해 필요하지만 급격한 인상률은 오히려 전체 고용률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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