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부동산대책 이후 잠시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재건축 호재로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주택시장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연말까지 3개월 동안 서울·수도권 재건축 매매가격이 2~3%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도 1% 내외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강남 재건축 수주전이 연이어 예정됐고,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서 3000가구 규모의 일반분양이 쏟아지면서 인근 지역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9월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1% 상승했다. 8·2대책 이후 약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들어 계속 오르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8%나 올랐다. 8·2대책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으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달 초 '50층 재건축'이 사실상 허용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시공사 선정 시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인 것도 시세 상승엔 호재로 작용했다.
송파구 '미성크로바'와 서초구 '한신4지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등 대형 단지들이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어 강남 재건축 수주전 열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에서 연내 3개 단지, 총 5437가구(일반분양 3041가구)가 공급되며 수도권 주택시장 활황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정비사업 분양과 과천, 하남, 고양 등 경기권 일부지역에서 연내 나오는 물량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서울·수도권 선호지역에서 나오는 물량의 에너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 대책이 나오더라도 전체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정부가 발표를 예고한 추가대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이드라인이 담길 예정이다. 기존 대출이 있을 경우 신규 대출이 가능한 금액이 줄어들거나 대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울러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5년간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외에도 다주택자들의 임대주택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임대주택으로 등록할지를 결정해야 할 내년 4월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발표될 정책들은 다주택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초과이익환수제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수요의 기대심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