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기간 터진 미국발 세이프가드가 한국경제 전체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회복세가 더딘 시점에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이 한국경제에 어떤 악재로 다가올지 안갯속 국면이다.
올해 한국경제는 5월 조기대선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경제상황이 더 떨어지지 않는 견고한 바닥다지기에 성공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북핵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중국 사드 보복 등 기존 대외변수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가 추석연휴 이후 서둘러 대외변수를 수습하지 못하면 내년 1분기까지 위험요소를 안고 갈 공산이 커질 수 있다.
정부도 최근 발생한 대외변수가 한국경제의 걸림돌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우선순위를 정해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4분기 한국경제의 가장 큰 암초로 떠오른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당장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에 착수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정부는 오는 11일 삼성전자, LG전자 관계자들과 함께 세이프가드 발동을 막기 위한 대책회의를 연다. 대책회의에서는 오는 19일 미국에서 열리는 구제조치 공청회에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피소업체들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에 제출할 서류내용 조율이 핵심이다.
또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제소업체인 미국 월풀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와 함께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더라도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대외변수가 산적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부동산 추가 규제방안에 이목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이달 중순 내놓을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부동산 과열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계부채 대책이 지난 6‧19 부동산 대책과 8‧2 대책을 종합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만큼 이번 가계부채 대책이 4분기 내수시장의 전체적 흐름을 바꿀 핵심 키워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석 연휴이후 쏟아지는 가계부채대책, 주거복지로드맵 등 굵직한 추가 대책의 여파를 전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책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 안정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주거복지로드맵의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내용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내년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임대사업으로 전환할 것인지, 주택을 매각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한국경제는 막강한 대내외변수로 인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주요 민간경제연구소에서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평균 2.6~2.8%로 점치고 있다.
장재철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3개 분기동안 한국 경제성장률 실적치가 예상치를 상회할 정도로 좋았다”며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이 2.8%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과의 사드 갈등 등으로 수출 둔화가 예상되며,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심리 위축과 부동산 대책 등으로 소비 부진, 2018년 건설투자 감소 등 하방리스크가 남아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이 2018년 경제성장률을 제약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