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맞아 6일 경상북도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20분께 하회마을을 방문해 충효동과 영모각을 관람했다.
충효당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으로 국난 극복에 공을 세웠던 서애 류성룡의 고택이자, 안동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재(보물 414호)이다. 영모각은 충효당 오른편에 위치해 있으며 서애 류성룡의 유품을 보존, 전시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되새깁니다.2017. 10.6 문재인’ 이라고 썼다.
재조산하란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 준 글귀로,‘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이다. 징비는 전에 있었던 잘못과 비리를 경계하여 삼간다는 것으로 류성룡이 지은 ‘징비록’이라는 책 제목도 여기서 나왔다.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이번 정부의 목표를 되새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류왕근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이 문 대통령에게 하회 양반탈과 각시탈을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충효당에서 서애 류성용 선생의 종손인 류창해씨 등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입암 대종손인 류상봉씨는 일반에 공개되고 있지 않는 문중의 가보 두 점을 펼쳐 보이며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하나는 왕이 겸암 류운룡에게 관직을 내린다는 교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류성룡의 아버지인 류중영에게 문경공 시호를 내린다는 내용의 시장(諡狀)이었다.
문 대통령은 오후 2시께 시민들과 국가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신명 나는 탈놀이 공연에 흥에 겨워 무대 한가운데로 나아가 어깨춤을 같이 추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현장에서 마주친 안동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했다.
관람을 마친 뒤 4시께엔 류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인 병산서원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서애 류성룡의 징비정신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 우리가 새기고 만들어야 할 정신입니다 2017.10.6 문재인’이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이번 일정은 청와대 경내가 아닌 외부 방문 일정인만큼 경호·보안상 이유로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됐다. 연휴 기간 중 하회마을을 찾았다가 문 대통령을 만난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에 올리면서 이 소식이 널리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긴 명절연휴 기간 동안 국내 관광 진작 및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알린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안동 방문에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유시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풍산류씨 종손(류창해), 류왕근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이사장 등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