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가 해외 기업인수합병(M&A)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그룹 딜로이트차이나(Deloitte China)의 최신 보고서 ‘2017 중국 자동차 산업 해외 투자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부품 업계는 정부 정책에만 의존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며 "혁신 기술력 확보 등을 위한 해외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차이나는 “지난해 중국 기업의 투자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업계의 사업 전략 대부분이 해외 투자와 M&A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업계의 M&A와 ‘녹지(绿地)투자’ 증가율은 비록 감소했지만,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제조(中国制造) 2025’라는 전략적 가이드라인 아래 기술 혁신과 진보가 업계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유기업의 투자 부진,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승인 절차·자금 유출 규제 강화 등 각종 요인으로 지난해 중국 자동차 업체의 M&A건수는 18건, 규모는 30억 달러(약 3조 4311억원)에 불과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각종 악재 및 규제에 메가톤급 거래 건수가 급감한 것이 전체 규모 축소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평균 거래 규모는 여전히 전년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고, 50% 이상의 M&A 거래 규모가 1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M&A 기업 대부분 첨단 기술력을 앞세우면서 영업수입과 이윤 증가율이 증가해 프리미엄률이 비교적 높아져 거래액도 늘어난 것이다.
위정(虞正) 딜로이트차이나 중국 자동차 산업 재무자문 책임파트너는 “지난 1년간 자동차 회사들의 M&A는 외연 확대 추세를 보였다. 기업은 수평적 M&A를 늘리고 신흥 전략 업종의 투자 능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위 책임파트너는 “업계의 연구 개발 주기가 축소되면서 해외 M&A가 전통 부품업체의 신기술 획득, 사업 규모 확대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시장 성장세, 수익성 둔화로 업계는 기업 간 첨단기술 접목을 돌파구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동차 전장 분야의 기술혁신은 자동차 네트워크·안전·신에너지 자동차 등 산업 전체 발전에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향후 업계의 M&A 추진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샤오톈징(肖天晶) 파트너도 "전통 제조업과 인터넷 산업이 융합하는 환경에서 자동차 업계의 기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생산기지 건설 외에 연구개발(R&D)센터 설립, 현지 마케팅 채널도 빠른 속도로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가 점차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고, 단순 조립에서 기술 협력·전환 등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차이나는 ‘민진국퇴(民進國退)’를 중국 자동차 산업 M&A 시장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업계의 M&A 거래 규모 상위 10위권 가운데 국유기업이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단 3개에 그쳤다. 대형 국유 부품기업의 해외 투자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중국 민간 자동차 부품기업의 해외 M&A 거래 건수는 15건으로 전체 거래액의 80%를 차지했다. 특히 균성전자(均勝電子)는 미국 자동차 안전시스템 공급기업 ‘Key Safety Systems’를 14.4억 달러에 인수해 2013년 이후 중국 자동차 기업 M&A 거래 규모 3위, 부품기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중국 자동차·부품 업계의 해외 투자 총액은 62억 달러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투자 건수는 69건으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투자액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20억 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