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말이 유행이다. 실제로 거리에는 양꼬치를 파는 식당이 늘어나고 웬만한 식당 냉장고에는 칭다오맥주가 있다.
이처럼 칭다오맥주는 한국인이 즐겨찾는 맥주로 자리잡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와 롯데, 현대•기아차 등은 막대한 피해를 입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이마트가 최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올 1~8월 칭다오맥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8.8% 급증했다. 1~8월 누적매출 기준 수입맥주 4위다. 맥주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는 '여름'이 칭다오 맥주판매량도 함께 끌어올려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중국 맥주의 한국 등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것도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다.
칭다오 등 중국 맥주의 성장 기반은 당연히 거대한 중국 시장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맥주 시장으로 국내 맥주 생산량이 지난해 기준 총 4506만 킬로리터(kl)로 2위인 미국의 2배, 일본의 8배다. 전 세계 맥주의 24%가 중국에서 팔리고 있다. 칭다오맥주의 지난해 기준 판매량은 792만kl다.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칭다오맥주는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서 해외 시장을 주목했다. 칭다오맥주의 ‘저우추취(해외진출)’는 1948년 싱가포르 수출로 시작했다. 1964년 당시 영국령이었던 홍콩에도 맥주를 팔았고 1972년에는 미국에 진출해 1988년 미국 내 아시아 맥주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94곳이 넘는 국가 및 지역에서 칭다오맥주를 만날 수 있다.
칭다오맥주는 중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맥주 브랜드다. 1903년 8월 14일 영국과 독일이 합자회사 형태로 ‘게르만맥주칭다오주식회사’를 칭다오에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1916년 9월 '대일본맥주주식회사'가 게르만맥주회사로부터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름이 ‘대일본맥주주식회사 칭다오회사’로 바뀌었다. 1945년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패배하면서 난징 국민당 정부에 귀속되고 ‘칭다오맥주회사’로 개명됐다. 1949년 공산당이 국공내전에서 승리해 중국 국영 기업이 됐다.
1993년 6월 홍콩증권거래소, 8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중국 최초의 중국·홍콩 동시 상장사로 주목받았다. 2015년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랜 역사를 지닌 중국 기업) 브랜드 평가’에서 가치 357억8700만 위안으로 1위, 지난해 기준 중국 500대 기업 중 461위다.
잘 나가는 칭다오맥주지만 2014년 이후 중국 맥주시장에 먹구름이 밀려오면서 살짝 주춤했다. 2014년 20년만에 처음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이후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 맥주 생산량의 감소는 중국 사회에 불어온 반(反)부패 사정바람의 영향이었다. 회식, 연회 등이 급감하면서 주류업계 전체가 휘청거렸다. 최근 바이주(白酒) 업계는 부단한 구조조정과 전략 수정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에 밀린 맥주업계는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며 기지개를 펴는 분위기다.
칭다오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261억6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53%, 순익은 10억4300만 위안으로 39%나 급감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칭다오 맥주 판매량은 453kl로 전년 동기대비 2% 늘었고 매출은 2.15% 증가한 150억62300만 위안, 순이익은 14% 급증한 12억2500만 위안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