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건수는 4만6813건으로 대기업(3만8800건)보다 많다. 2015년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은 1년만에 3.1%(4만5419건→4만6813건)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9.0%(4만2649건→3만8800건) 감소했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특허 출원과 유지비용 부담이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다. 현행법상 특허권을 내국인에게 이전하거나 취득하는 경우에만 세제혜택이 있을 뿐, 특허권 신청과 유지 등의 비용에 대한 조세지원은 없다.
이러한 환경 탓에 특허를 등록한 후 7∼9년차까지 이를 유지하는 비율은 대기업이 15.3%, 중소기업은 14.6%로 차이가 난다. 10~12년차까지 이를 유지하는 비율은 대기업이 21.8%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11.5%에 불과해 갈수록 격차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추진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됐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 등 관련 비용에 관해 세액공제를 시행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중소기업이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내외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을 창출·보호하기 위해 출원 및 등록비용과 심사청구료, 이를 위한 대리인비용 등을 지출할 때 총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한다는 항목이 신설됐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부칙도 붙었다.
해외 사례의 경우 미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에서 이러한 비용에 대한 조세지원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연구·인력 개발비용에 특허권 관련 비용이 제외돼 있어 세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프랑스의 경우 특허 출원 등록비용, 특허 관련 보험료 등 특허 관련 지출 금액 전반에 세액공제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특허권 침해 관련 소송을 벌일 경우에 자문비용과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직원의 인건비에 대해서도 세액공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은 중소기업의 특허·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지식재산 기반의 강소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실 입법조사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올해 특허청은 '중소기업 특허비용 세액공제' 신설을 위해 조세지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해당 조세지출을 통한 조세감면 규모는 8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특허 관련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는 이미 업계에서도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특허청이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국내 2만6199개 기업(산업재산권 2건 이상 출원, 1건 이상 등록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16년도 지식재산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효과적인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 '산업재산권 출원과 등록에 소요되는 비용 감면’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1.5%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