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MB-盧 적폐 문건' 폭로전 확전일로

2017-09-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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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정진석 의원, 盧정부 문건 공개에

與, MB계 인사 실명 거론 문건으로 맞불

MB "국익 해치는 일" SNS에 입장 밝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과거사 공방이 '문건 폭로전'으로 번지고 있다. 양당은 과거를 입증할 수 있는 '문건'을 무기 삼아 각각 이명박 전 대통령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28일은 민주당이 MB정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전날(27일) MB계 인사인 정진석 한국당 의원이 참여정부 국정홍보처 문건과 함께 "노무현 정부가 댓글 정치의 원조"라며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하자, 반격에 나선 셈이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명박 정부 시절 작성된 문건을 제시했다. △KBS 장악 문건 △관권선거 의혹 문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보고 문건(스프링노트 1권) △야권 지자체장 사찰 및 제압문건 △기무사 민간인 해킹 관련 동향 문건 등 5건이다. 해당 문건들은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보좌관 김성준씨가 유출한 것으로, 대통령기록관으로 인계된 문건들을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이기(移記)하는 방식으로 재구성해 공개했다.

해당 문건 가운데 박범계 적폐청산위원장이 발표한 '보수단체를 이용한 관권선거 의혹 문건'에선 MB계 한국당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됐다. 문건은 이명박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팀에서 당시 정무수석이던 정진석 의원, 사회특별보좌관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 통일비서관이었던 정문헌 전 의원을 비롯한 '대통령실 전출자 11명'의 19대 총선 출마 준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전출자 11명이 이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퇴임 이후 안전판 역할을 하도록 당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 아래 동향 파악 및 지역 민원을 청취할 대통령실 내 지원창구를 설치해 총선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참 기막힌 내용"이라며 문건 내용을 설명하다 웃음을 터뜨렸다. 적폐청산위원인 신경민 의원은 "청와대가 총선 지원 창구를 만드는 것은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수혜자들도 문건의 존재를 알 것이기에 정진석 의원, 박 전 의원 등도 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제 대변인은 정 의원이 '국정브리핑 국내언론보도종합 부처 의견 관련 협조 요청'이라는 참여정부 국정홍보처 공문을 문제삼은 데 대해 "노무현 정부의 국정브리핑 핵심은 '실명'으로 정부 정책에 관한 이해를 돕는 것으로 사실관계 확인, 의견 개진, 오보 대응이 주된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의 '댓글 사건'은 '익명'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산으로 민간단체를 지원해 무차별적인 비방과 불법 선거운동, 정권 홍보를 지시했다. 정 의원은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동안 여권의 '적폐청산' 관련 문제제기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던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 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런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 한다"면서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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