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개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을 조사한 결과, 주부와 대학생·일용직 노동자 등 소득이 일정치 않은 35만여명이 무려 1조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정 소득이 없어 연체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금융 약자'들이어서 신용불량자 양산을 막을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상위 20개 대부업체의 대출 고객 수와 대부잔액' 자료에 따르면, 산와머니·리드코프·러시앤캐시·미즈사랑 등 20대 대부업체의 대부잔액은 2017년 6월 말 기준 199만8679명이 빌린 9조1323억9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뚜렷한 직업이 없거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아 '기타'로 분류되는 5만9588명도 대부업체에 1885억2800만원에 달하는 빚을 진 상황이다. 대학생도 151명이 2억1600만원의 대부업체 빚을 썼다.
상위 20개 대부업체 이용자 중 급여생활자와 자영업자를 제외하고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주부와 청년층, 취약계층은 총 35만862명이었으며, 이들의 현재 대부잔액을 모두 합하면 무려 9396억8600만원에 달한다. 직업이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의 대출이 어려운 전업주부, 서민 등 취약계층이 대부업체로 내몰려 고금리 대출을 무분별하게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상환 능력이 없는 이들은 당장 급전이 필요해 2금융권 대출을 늘렸다가 높은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빚의 수렁'에 빠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개연성이 높아진다.
이외에 급여생활자 130만9428명이 6조3518억9600만원, 자영업자 33만8409명이 1조8408억1600만원의 빚을 대부업체에 졌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불문하고 30대와 40대의 고객 수가 다른 세대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30대는 남성 고객 수가 30만3732명, 여성은 30만282명으로 총 60만4014명에 달했으며, 이들이 빌린 돈은 2조6483억1700만원이다. 40대는 65만7319명의 대부잔액이 3조2238억600만원에 이르렀다.
민 의원실 관계자는 "소득이 없는 취약계층이 앞으로 갚아야 할 대부업체 대출이 약 1조원에 달한다. 취약계층은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에 빠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감독 당국의 집중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