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위생시설이 열악한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WHO는 "특히 콜레라 발병 우려가 크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인근 난민촌에는 약 43만명의 난민이 새로 유입됐다. 기존 30만명을 포함해 총 로힝야 난민 76만명이 수용소와 정착촌에 모여 살고 있다. 짧은 기간에 대규모 인구가 모이다보니 위생시설이 열약하고 식품이 부족한 상태다. WHO은 감염성 질환 발병을 막기 위해 이동식 병원 등을 설치했으나 역부족이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탈수 증세를 보인 4500명을 관리하고 8만명의 아이들에게 홍역과 소아마비 예방 백신을 투여했다.
또한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일부 로힝야족 여성들은 성폭행 치료를 받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 머무는 여성 난민들 수백명이 성폭행 휴유증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미얀마 군인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콕스바자르 지역 구호단체는 지난달 28∼31일 나흘간 49명을 'SGBV(섹스와 성 기반 폭력) 생존자'로 분류했다.SGBV는 당사자의 의지없이 육체적 감정적 심리적 성적인 폭력 행위를 당한 것을 일컫는다.
또한 350여명의 여성들은 성폭행, 성폭행 기도 등 성관련 폭력을 당한 후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여성은 "미얀마군이 머리채를 잡고 끌고가 총으로 때린 뒤 성폭행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성폭행 당한 피해 여성들은 폭행 흔적은 물론 생식기를 도려낸 경우도 있다. 성폭행 치료 환자 15명은 응급 피임 및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낮추는 처치를 받았다.
한편 이날 미얀마 정부군과 ARSA 간 유혈충돌이 벌어진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서 힌두교도 시신 28구의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 라카인주 북부 마웅토의 예보치아 마을 인근 야산에서 시신이 묻힌 집단 무덤이 나왔다. 시신 20구는 여성이었고 나머지는 아이들이었다. 미얀마군에 따르면 ARSA 반군이 100여명의 힌두교도를 잡아 살해했고 이슬람교로 개종한 8명의 여성을 죽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