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움직인 세계史…국립중앙박물관 '쇠·철·강'展

2017-09-2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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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26일까지 개최…보물 제857호 대완구 등 730여 점 선보여

철로 된 말[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온 '철'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풀어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26일부터 오는 11월 26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철의 역할, 가치, 의미 등을 거시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 '쇠·철·강-철의 문화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주에서 온 운철부터 서아시아에서 출토된 우라르투 왕국의 철검, 중국 한나라의 등잔, 조선의 비격진천뢰 등 730여 점의 문화재를 선보인다. 특히 보물 제857호 대완구를 비롯한 지정문화재 3점도 공개돼 눈길을 끈다. 

철은 동서양에서 인류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가장 널리 사용해 온 금속으로, 그 유용함은 인류에게 이로움을 주었지만 때론 그 강인함이 개척과 정복이라는 욕망을 이끄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전시는 인류가 철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사회 현상을 세계사적 관점으로 풀어보는 1부와 우리 역사 속에서 철의 등장과 발달 과정을 문화사적으로 바라보는 2·3부로 구성됐다.
 

철제 갑옷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부 '철, 인류와 만나다'에서는 운철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철을 사용하기 시작하며 만들어 간 여러 지역의 철 문화를 살펴본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시도된 강철의 대량생산에 대한 노력과 그로써 달라지는 사회 현상에 중점을 두었다. 철기 제작 공정은 프로젝션 맵핑 영상으로 재현돼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부 '철, 권력을 낳다'는 우리 역사에서 철기의 등장으로 나타난 생산력 증가와 여기에서 태동한 국가 권력에 주목한다. 철의 등장 이후 철의 소유는 곧 권력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특히 경주 황남대총에 묻은 다량의 덩이쇠는 철이 가진 권력의 의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더 큰 권력에 대한 욕망은 필연적으로 전쟁으로 이어졌는데, 우리 역사 속 전쟁에 등장한 다양한 철제 무기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고구려 개마무사(갑옷과 투구로 중무장한 말 탄 병사)에서 기원한 신라와 가야의 철갑 무사의 면면을 입체적인 영상과 함께 만날 수 있어 흥미롭게 다가온다. 

마지막 3부 '철, 삶 속으로 들어오다'에서는 통일전쟁 이후 민중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온 철을 조망한다. 삼국통일 후 철은 일상 도구, 건축 부재, 종교적 상징물 등 생활 전반에서 매우 일상화됐다. 전시장에서는 밥을 짓는 데 사용한 철솥을 비롯해 단단한 나무를 가공하는 철제 도구, 장대한 건축물을 세우기 위한 철제 부속, 기원과 종교의 대상인 철로 만든 말과 거대한 철불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전(傳) 보원사지 철불은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빛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불상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철불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한편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오는 10월 13일과 21일에는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한 강연회와 국제학술심포지움도 마련된다. 전시기간 중에는 평일 세 차례 전시 해설이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가 사람의 핏속에도, 현대의 건축물에도,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철의 중요성을 관람객들이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이어 오는 12월 19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는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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