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추석 황금연휴 대목 앞두고 파업 리스크 '골머리'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22일 열흘 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한항공이 열흘 간 추석 황금연휴 대목을 앞두고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 리스크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대한항공은 3‧4분기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악재다. 게다가 정부에서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해 10일간의 최장 추석 연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가운데 노조의 파업으로 명절 귀성객과 여행객의 피해도 우려된다.

올 초 취임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조종사 노조와 지난 2년간 이어져온 임금 인상안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추석 연휴 파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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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추석 연휴인 다음달 1~7일 일주일간 파업에 돌입한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20일 사측에 “노조원 390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통보했다. 전체 2300여명 조종사 중 17% 가량 인원이 파업에 나선다.

파업의 명분은 임금 인상안이다.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조는 지난 2년간 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조종사 노조는 △2015년 임금 4% 인상 및 퇴직금 매년 1% 누진제 도입 △2016년 임금 7% 및 상여 100% 인상 등을 소급해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이 같은 조종사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전체직원의 약 85%를 대표하는 일반노조와는 △2015년 1.9% △2016년 3.2% 임금을 인상한 바 있다. 타 직종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미 타결된 인상률 이상의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발한 조종사 노조는 지속적으로 파업을 시도했다. 지난해 12월 연말 성수기에 1차 파업을 진행했으며 지난 3월에도 2차 파업을 예고했지만, 조원태 사장과의 대화 이후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 "조종사 노조 파업, 절차적 정당성 없어"···불법파업 논란 

대한항공은 노조 파업이 절차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파업 논란까지 제기된다.

실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 41조 1항에 따르면 파업시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은 파업 찬반투표가 선행돼야한다. 또 파업 이유와 조건이 달라지는 경우 그에 적합한 찬반투표가 진행돼야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09년 5월 행정해석(노사관계법제과 1468)을 통해 각 연도별 임금교섭 관련 쟁의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찬반투표와 조정신청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노조의 최초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2015년 임금이 대상이었으나, 쟁의행위 이후 교섭은 2015년 임금에서 2016년 임금까지 교섭 대상·내용이 확대됐다”며 “이에 따라 추석연휴 파업 시 찬반투표가 다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여객 운항 차질 없도록 만반의 준비···"대화로 해결"

대한항공은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여객 운항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전체 2300여명 내국인 조종사 중 일부만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파업을 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는 정상 운항해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가 밝힌 파업 참여 인원은 390명으로 회사는 해당 인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가용 인원을 총 동원해 여객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또 모든 가능성을 열고 철저히 대비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추석연휴 전까지 조종사 노조와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추석 연휴) 예약이 완전 풀인데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하면 안된다”며 추석 연휴 기간 고객을 볼모로 한 노조의 파업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조 사장은 “(조종사 노조와) 계속 대화를 하면서 협의 중이라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의 의지대로 대한항공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 아래 조종사 노조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원만한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이라며 “조종사 노조 집행부 또한 추석 연휴기간 다수의 국민들을 볼모로 한 파업 의지를 거두고,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회사와 구성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