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봉한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욱)는 톱스타 한혜미와 악플러 여중생 한소은(진지희 분)의 비밀을 담은 작품. 혜미의 숨겨둔 딸인 소은과 아슬아슬한 비밀 동거를 흥미롭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극 중 혜미는 왠지 모르게 배우 한채영(37)을 떠올리게 한다. 새침한 첫인상과 빚어놓은 듯 완벽한 미모로 거리감을 느끼게 하지만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성격과 허술한 면모로 상대를 무장해제 시키곤 했으니까.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한채영의 면모들은 한층 더 넓어진 그의 연기 스펙트럼까지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한채영의 일문일답이다.
드라마 ‘쾌걸춘향’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밝은 캐릭터였다
- 드라마 ‘쾌걸춘향’ 속 캐릭터를 좋아한다. 이후 그런 밝은 캐릭터를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오랜만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작품을 선택했었다.
혜미의 모습이 평소 모습과 싱크로율이 높다고 하던데?
- 연기할 때 자유롭게 또 편안하게 했던 부분이 있었다. 제가 배우 일을 처음 시작할 땐 유쾌한 캐릭터도 많이 맡았는데 오랫동안 도도한 캐릭터를 맡게 되면서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런 유쾌하고 허당기 있는 캐릭터를 오랜만에 할 수 있게 돼 혜미 캐릭터에 욕심을 냈었던 것 같다.
혜미는 모든 걸 갖춘 톱스타 역할이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을 것 같은데
- 사실 영화가 100% 사실적인 건 아니니까. ‘여배우란 이래야 해’, ‘이런 모습이어야 해’라는 생각은 없었다. 작품으로 받아들이고자 했고 그 자체를 재밌게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극 중 공감할 수 있는 부분보다는 더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혜미는 과장된 부분도 많은 캐릭터였다. 초반에는 안하무인 같은 태도도 보이는데.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도 있었겠다
- 과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재밌게 보여줄 수 있었다. 즐기면서 연기한 것 같다. 사실 악플을 보고 발끈하는 장면의 경우에는 오그라들기도 하는데 영화의 흐름상 필요했던 톤이었던 것 같다.
영화 전체의 흐름과 톤 조절을 계산하면서 연기했나보다
- 꼭 그런 건 아니었다. 앞뒤 톤을 신경 쓰기도 하지만 한 신, 한 신에 감정이 다 담겨있어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대로 연기했다.
진지희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 그래도 저는 어린 친구들과 잘 맞는 것 같다. 하하하. 지희가 성숙한 스타일이고 저는 또래보다 더 영(young)한 스타일이라서 어려움이 없었다. 언니 동생처럼 잘 지냈다.
관객이 보기에도 모녀지간보다는 자매처럼 보였다. 나이가 찬 후배 배우에게서 엄마의 마음으로 몰입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 몰입이 어렵지는 않았다. 실제로도 엄마기 때문인 것 같다. 딸 소은에게 ‘네 꿈 찾아 가’라는 말이 있는데 소은이자 지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제가 어릴 때 데뷔해서 겪었던 심정들이었으니까. 대사도 공감이 갔고 그 상황에도 몰입이 잘 됐다.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데 그간 새침한 이미지에 갇혀있었으니 답답하기도 했겠다
- 나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도도하고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었고. 서서히 나이가 들면서 예능도 하고 밝은 면모를 보여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도 그런(밝은) 성격을 가진 인물을 맡게 되는 것 같다. 더 편안한 건 있는 것 같다.
변화의 계기가 있었을까?
- 나이와 결혼일까?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서 마음도 많이 진정됐다. 제일 컸던 건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안 해 본 분야를 접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예능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연기적으로도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될까?
- 그렇다. 다양한 캐릭터, 장르를 소화하고 싶다. 안 해 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기보다는 자연스럽고 오래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만족도 찾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지 않나. 작품이 흥행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