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9월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지난달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에 비해 고신용자 대출(금액기준) 비중은 더 높은 반면, 중신용자 비중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인터넷은행이 87.5%, 국내은행 78.2%다. 이에 반해 인터넷은행의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금액기준으로 11.9%로, 국내은행의 17.5%보다 낮다.
5% 미만의 저금리 대출 비중 역시 인터넷은행이 더 높았다. 7월 말 저금리 대출 비중은 국내은행 77.0%, 인터넷은행 82.5%로 집계됐다.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를 위해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신용평가시스템(CSS)은 기존 은행과 같다. 대출 리스크를 판단할 수 있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이 부족한 탓에 현 시스템상에선 중신용자를 새로 발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은은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의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 관련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수신과 여신이 급격히 늘었다. 예·적금 등의 수신은 월 평균 81.5%, 대출 등의 여신은 82.6% 늘었다. 수신과 여신 각각 2조9770억원, 2조2530억원 규모다. 계좌개설 건수는 449만1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지도가 높은 카카오톡 등 정보기술(IT) 플랫폼을 활용한 데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흥행 덕분이다.
인터넷은행은 '일반은행보다 예금금리는 낮게, 대출금리는 높게'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 8월 기준 인터넷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1.73~2.0%로 다른 은행(1.13~1.7%)보다 높다. 가계 신용대출(3.6~5.59%)과 마이너스통장 대출(3.25~5.50%) 역시 국내은행의 대출금리를 하회했다.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은 3.74~6.41%,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3.53~5.76% 수준이다.
인터넷은행에서 이뤄진 차주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100만원이다. 이는 시중은행(7월말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다. 1계좌당 수신액도 6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