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은 양씨에게 전환사채를 넘겨주겠다고 속여 1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사업가 정모씨를 최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강남의 한 스포츠게임업체에 10억원의 빚을 진 정씨가 같은 회사에 10억원을 투자한 양씨에게 접근해 "빚과 투자금을 상계 처리해주면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전환사채 10억원어치를 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씨는 양씨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던 전환사채를 보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 이전에도 스포츠 스타들이 은퇴 후 사업에 실패하거나 사기를 당해 제2의 인생을 힘겹게 살아가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현씨는 삼성선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2014년 대법원으로부터 "삼성선물은 현씨에게 과실비율인 50%가량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 8억7000여만원을 돌려받았다.
유명 야구 해설위원이었던 하일성씨는 지인으로부터 부동산 사기를 당하는 등 100억원대의 사기를 당하고, 관련 세금을 내기 위해 10억여원의 사채를 빌렸다. 결국 하씨는 지인에게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기죄로 기소됐고,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한 하씨는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5년 대한체육회가 실시한 은퇴선수 실태조사 현황을 보면 현역에서 물러난 체육인의 37.1%가 무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이상의 선수생활을 마친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기의 표적이 되기 쉬워지고, 전 재산을 날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은퇴한 운동선수들에게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사회 연착륙을 도와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체육인들의 생활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등의 내용을 담은 '체육인복지법'을 발의했지만, 1년 넘게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 중이다.
스포츠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는 "협회나 선수협 차원에서 운동선수들의 은퇴 후 사회 적응 및 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체육 위주의 환경을 개선해, 학생 때부터 일반 학생들과 동등하게 교육을 받는다면 선수들의 사회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