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 "이례적 북핵위기, 新전략 필요...美 강요 따르지 않겠다"

[그래픽=아주경제DB]

미국이 중국 등이 북한에 대한 단독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이 "현 위기의 책임이 미국 등에 있으며 미국을 위한 '책임'을 감당할 생각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18일 고정논평 '망해루(望海樓)'를 통해 "미국이 툭하면 '중국책임론'을 들먹이며 북한에 영향력있는 중국이 강한 제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강요하는 책임을 절대로 감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보낸 중국의 대북 원유수출과 러시아의 북한 노동력 고용 중단 등 단독제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에 대한 대답이다. 15일(미국 현지시간)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가 "중국은 안보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단독제재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재차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

인민일보는 "양국 대북정책에 있어 이견이 있어 중국이 미국에 전면적으로 동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중국에 '무책임하다' 혹은 '북한에 관대하다'라는 오명을 씌웠다"면서 "중국은 이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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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은 이미 안보리 결의안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고 대북제재는 안보리 결의안의 일부일 뿐 북핵 해결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 아니라고 수 차례 언급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지지하지 않고 이와 동시에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역내 정세를 어지럽히는 것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단독제재에 나서지 않는다며 미국이 통상압력을 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북핵과 통상무역을 연결지어 중미관계의 기본 틀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의 무책임한 모든 행위가 백해무익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미국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책임'은 질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북핵,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위기'라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환구시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북핵 문제를 다룰 수 있으리라 자신했지만 북한으로 인해 가장 피곤함을 느끼는 미국 대통령이 된 듯 하다"면서 "미국 등이 자신을 위한 목표 실현을 위해 북한에 제재를 가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일침했다.

한반도 비핵화는 구호일 뿐이며 실제로 취하는 조치는 다른 목표를 위한 것으로 이것이 국제사회의 혼란을 유발하고 북한에 핵 도발 행위를 반복할 여지를 줬다는 지적이다. 환구시보는 "미국, 한국 등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단순히 안보 보장을 위해 핵을 보유하려 했던 북한의 요구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과거의 접근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한다며 미국 등의 변화를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한국 등이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단순한 방식에 너무 익숙해졌고 미국은 접근법을 바꾸면 정치적, 경제적 손실이 너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크게 손해를 입지 않고 '승리자'가 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변에 있는 풀을 모두 뽑아서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는 이제 그만하라는 것이다.

신문은 관련국 모두 어느 정도의 손실은 감내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십여년 간 지속된 악순환에 대한 값을 지불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역내 안정을 이루기 위한 진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