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채영X진지희 '이웃집 스타', 설정 빼면 남는 게 없는 코미디

2017-09-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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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혜미 역의 한채영(왼쪽), 소은 역의 진지희[사진=영화 '이웃집 스타' 스틸컷]

중학생인 소은(진지희 분)은 톱 배우 혜미(한채영 분)의 전담 악플러다. 손가락만 까딱해도 이슈가 되는 스캔들 메이커 혜미의 일거수일투족이 탐탁지 않은 가운데, 소은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인 갓지훈(임슬옹 분)과 혜미의 열애설로 소은의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된다. 더욱 분한 것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주치는 ‘이웃집 스타’ 혜미가 그의 엄마라는 사실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신경전을 벌이는 혜미와 소은이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큼은 평범한 모녀 사이.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기자로 인해 혜미와 소은은 대중에게 발각될 상황에 처하고, 위기의 모녀(母女) 관계 역시 흔들리게 된다.

영화 ‘이웃집 스타’(제작 ㈜컬처 캡 코리아·배급 ㈜스톰픽쳐스코리아)는 2007년 ‘못말리는 결혼’으로 데뷔한 김성욱 감독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지난 1998년 영화 ‘투캅스3’를 시작으로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해온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코미디와 감동 코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영화는 톱스타 엄마와 악플러 딸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모녀 관계를 신식(新式)으로 풀어내고자 했으나, 사실상 그 방식은 구식(舊式)이다. 설정은 독특하나 엄마와 딸이 가진 정서는 보편적이고 그 보편적인 감정을 정형화시켜 내세운 것이다.

설정 자체는 흥미롭지만 탄탄한 스토리, 전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톱스타 혜미와 숨겨둔 딸 소은이 쌓아가는 이야기들은 지지부진하고 갈등과 결말 역시 간략하고 쉽게 풀어냈다. 그렇다면 캐릭터들이 성격이 강하거나 매력적이어야 할 텐데 그마저도 흥미롭지는 못하다. 허당 차도녀 콘셉트의 한혜미는 기존 철딱서니 없는 여배우 콘셉트를 벗어나지 못했고 딸 소은과의 관계성 역시 허술하다. 딸 소은은 악플러로서의 활약보다 일찍이 철든 인물로 풀어내 영화 후반에는 제 설정값도 다 하지 못한다.

영화 전반적으로 한채영과 진지희의 케미스트리는 좋은 편. 티격태격하는 엄마와 딸의 관계를 귀엽게 그려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기는 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주인공, 모녀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허술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 아쉽다. 오는 21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98분,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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