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도날드의 부활의 날갯짓이 거세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지난 11일 일본 맥도날드의 주식은 5100엔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초 3000엔 초반에 불과하던 주가가 무려 62%나 상승한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일본에서 새로 문을 연 맥도날드 매장의 수는 폐점하는 곳보다 많았다.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불과 몇년 전 '악재의 늪'에서 허우덕거리던 일본 맥도날드로서는 놀라운 변화다.
일본 맥도날드의 악몽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유통기한이 지난 닭고기 재료 사용 파문에 더해 사람의 치아가 음식에서 나오거나, 아이스크림에서 날카운 물질이 나와 어린 아이가 다치는 등 악재가 계속된 것이다.
매출은 곤두박질쳤으며, 수백개의 매장이 문을 닫았고, 수익 악화가 이어지면서 맥도날드 본사는 일본 맥도날드의 지분 49.9%를 파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다. 외국 레스토랑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는 컨설턴트인 이치로 후지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맥도날드는 끝났다 생각했었다"면서 "많은 이들이 (맥도날드의) 이미지가 너무 나빠졌기 때문에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3년 8월 일본 맥도날드의 새로운 사장으로 취임한 캐나다 출신 여성 사라 카사노바는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등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맥도날드는 일본 전통음식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야키 버거'를 만들었으며, 금세 인기 메뉴로 자리잡은 초콜릿 감자튀김 등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 맥도날드는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와 손을 잡았던 첫 회사이기도 하다. 회사는 매장을 모바일 게임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점으로 설정해 놓으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유명한 밀크 캐러멜 회사인 모리나가와도 손잡고 새로운 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회사 이미지 실추에 핵심 문제였던 위생에도 신경을 썼다. 문제가 됐던 중국의 닭고기 제공업체와의 거래를 끊었으며, 소비자들이 재료의 공급과정을 제대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치요시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사메지마 세이치로는 “맥도날드는 기본에 충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장을 새롭게 단장하고, 메뉴를 혁신하고, 엄마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서 "실적의 개선은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달성된 것"이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이같은 맥도날드의 부활은 외국 여성 대표인 사라 카사노바가 이뤄낸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2004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의 456개의 대기업 중에서 여성 CEO는 불과 3명 정도로 일본에서 여성 고위직은 드물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여성 관리자의 부족을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거론하기도 했다.
1991년부터 맥도날드에 몸담았던 카사노바는 러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 일했으며, 2013년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2013년에도 이미 맥도날드의 매출은 2009년부터 하락하고 있었으며, 2015까지 매출은 계속 떨어졌다. 2011년 이후 이익은 늘지 않았다.
카사노바는 “여러나라에서 일하면서 배운 것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미리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일본의) 엄마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었으며, 먹고 있는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2017년 일본 맥도날드의 매장당 평균 매출은 2011년 상장 뒤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초 맥도날드 본사는 일본 맥도날드의 지분을 팔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