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원유공급 중단에 '시큰둥'..."대화해결"만 되풀이

2017-09-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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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정상회담 앞두고 北 핵실험 도발에도 입으로만 "강력규탄"

中 언론 '중국도 북핵 희생자' 주장...11일 안보리서 태도 바뀔지 관심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의 6차 핵 실험 이후 국제사회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 역할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은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중국 기업 제재 리스트에 추가 등 미국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예고됨에도 ‘대화’ 해결을 앞세우고 있다. 

◆ 美 세컨더리보이콧∙원유공급 중단 등 추가 대북제재 예고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을 멈추고자 세컨더리보이콧 가능성,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핵 6차 실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거래를 하는 모든 국가와의 교역 중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 대한 세컨더리보이콧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북핵 관련 제재 리스트에 중국 기업들은 추가한 이후 “북한에 대한 압력을 더욱 거세게 하고자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고립되는 대상들을 더 넣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미국 CNBC는 중국의 거대은행들이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CNBC는 “중국 주요 은행들에 제재를 가하는 것이 북한의 핵 실험을 멈추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간 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 거대 은행들은 북한이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미국은 대북 원유 공급 중단도 중국에 압박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면 김정은 정권 붕괴를 유발하게 이에 북한 난민 대량 유입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5일 중국 외교부가 대북 원유 공급 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원국의 토론 결과에 달려있다”고 밝힘에 따라 기존 중국의 입장이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 표결은 11일로 예정됐다.

◆ 브릭스 잔칫날 北 도발에도 中 ‘대화’ 해결 강조

‘일대일로 정상회의’와 함께 올해 중국의 양대 외교 이벤트로 꼽히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함에도 중국은 ‘대화’ 해결을 주장했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한반도 내 혼란과 전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대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했다.

지난 3일 북한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연설을 앞두고 6차 핵실험을 실시했고,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핵무기연구소의 성명 발표를 인용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반면 중국 언론은 브릭스 정상회의 내용을 주로 전하며 북핵 관련 보도를 최소화했다. 중국의 향후 대응 방향 등이 언급된 사설이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에 게재되기도 했지만, 이후 홈페이지에서 삭제되는 등 북한 핵실험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는 중국이 브릭스 정상회의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핵 문제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브릭스 회의를 앞두고 두 달 넘게 이어온 인도와의 군사적 대치를 끝내기로 극적 합의하기도 했다.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주로 경제 중심의 논의가 이뤄지지만 이번 공동성명문 ‘샤먼(廈門) 선언’에는 북핵 문제가 이례적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샤먼 선언은 북한의 핵 도발을 비난하고 규탄하면서도 평화로운 수단과 모든 관계를 당사자가 참여하는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중국 언론은 ‘북한의 안전 보장’ 조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중국을 북핵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중국 역할론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대북 제재는 일정 효과가 있기는 하나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의 핵 보유 야심을 꺾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발언을 인용, “북핵 문제 해결에는 미국과 한국의 전면적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압력 완화를 거부하는 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 실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와 무역을 중단하는 것으로 고려한다고 했다”며 “미국이 이를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경우, 북핵 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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