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가상화폐공개(ICO) 금지 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가치가 두자리수 이상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추가 하락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크 크런치, CNBC 등 외신의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약 180억 달러 규모에 달했던 가상화폐 시장이 이틀 사이에 20% 이상 빠지면서 142억 달러(약 16조 800억 8000만 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각각 16.5%, 23.5%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갑자기 출렁인 데는 중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시작된 뒤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ICO를 불법으로 규정한 뒤 "ICO에 참여한 기관과 개인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금융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엄벌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ICO는 암호화한 화폐를 활용해 투자금을 모집한 뒤 해당 화폐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현행 기업공개(IPO)와 비슷하지만 발행 기업이 배당이나 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는 ICO 투자 규모가 연내 최대 6억 달러(약 6791억 원) 시장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만큼 그 어떤 나라보다 비트코인 수요와 거래를 견인했던 중국에서 본격적인 제재 움직임이 나오면서 시장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PA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재무부도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가 '금융 피라미드'의 최고 위협이 되는 만큼 '검증된 투자자'로만 거래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혀 연쇄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중국의 규제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