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선 앞두고 노동당 재신더 신드롬..9년만에 정권교체 이룰까

2017-09-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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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현지시간) 뉴질랜드가 총선을 앞둔 가운데 지난 8월 16일 노동당 새 대표 재신더 아던이 크라이스트처치의 애딩턴 스쿨을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 노동당은 아던을 새 대표로 선출한 뒤 최근 돌풍을 일으키면서 10여년 만에 정권 교체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AP연합]


뉴질랜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를 예정인 가운데 제1야당인 중도좌파 노동당이 새 얼굴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하면서 중도우파 국민당 집권 9년만에 정권교체의 희망을 싹 틔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빌 잉글리쉬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당과의 지지율 차이는 20%포인트까지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1일 재신더 아던(37)이 노동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이후 선거판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는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잉글리쉬와 아던이 각각 30%와 29.5%를 얻으면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지지율 43%을 얻으면서 국민당(41%)을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의석수 전망도 국민당과 노동당이 50석 부근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현재는 총 120개 의석 중 국민당이 59석, 노동당이 32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외신들은 뉴질랜드에서 젊음과 진보를 무기로 내세운 아던의 인기는 신드롬 수준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아던의 카리스마와 치솟는 인기 속에서 현지 매체들은 ‘재신더매니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오클랜드대학교의 정치학교 교수 레이먼드 밀러는 WSJ에 “아던의 인기는 개인에 대한 호감을 넘어 변화를 바라는 염원을 반영하는 것”고 분석했다.

아던은 SNS를 비롯해 각종 매체를 십분 활용하면서 젊은층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WSJ는 아던이 현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라는 이민자 유입을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키면서 젊은 유권자들의 경제적 불안감과 반이민 정서를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수년 동안 뉴질랜드의 경제 성장률은 여타 선진국을 웃돌았지만 국민들은 좀처럼 성장의 과실을 맛보지 못했다. 저금리와 밀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해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거비용이 급증했기 때문. 뉴질랜드 부동산 조사기관인 쿼터블밸류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 동안 뉴질랜드 전역에서 거주용 주택가격은 34% 뛰었고, 오클랜드 시가지의 경우 상승률이 45%에 육박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그룹 경제분석기관인 EIU은 최근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과 상업중심지 오클랜드의 경우 주택 가격이 중국 상하이에 맞먹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주택문제 외에도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교실 포화, 교통 체증 등 갖가지 문제가 야기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었다. 최근 블룸버그는 이민자가 현재 추세대로 늘어난다면 뉴질랜드의 인구가 현재 470만 명에서 2년 안에 500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7월까지 1년 동안 뉴질랜드로 유입된 순 이민자 수는 7만2000명을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던은 매년 유입되는 이민자 수를 3만 명가량 줄여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고 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교통체증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젊은이들에게 직업학교와 같은 3차 교육을 무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당도 최근 비숙련 이민자 유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이민에 임금기준을 부과하는 등의 이민 억제정책을 내놓았다. 다만 잉글리쉬 총리는 이민자 덕에 뉴질랜드의 경제 성장이 촉진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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