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車업계, 정부에 강도 높은 대책 주문

2017-09-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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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ㆍ자동차 및 부품업계 간담회 진행

통상임금 법제화ㆍ친환경차 정책 명료화 요구

부품업계 "완성차 위기로 협력사 도산 유발" 우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업부, 자동차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위기에 빠진 한국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계 관계자들이 강도 높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식 구조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이 휘청거리면 후방산업인 부품업계를 비롯해 소재·전기·전자·화학 등 전 산업과 고용에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우려된다.
이에 업계는 정부가 현재 곳곳에서 드러나는 위기 징조에 귀 기울여 △통상임금 법제화 △친환경차 정책 명료화 등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車업계 “통상임금 법제화” 주문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자동차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자동차 산업은 최근 국내 생산과 판매 모두 어렵고, 미래차의 글로벌 선점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의 위기 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한뜻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 1일 임명된 카허 카젬 한국GM 신임 사장을 포함한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대표와 1·2차 부품 협력사 대표 16명이 참석했다.

최근 한국 자동차업계는 통상임금 리스크,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발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한·미 FTA 폐기 논의, 노조 파업, 판매량 감소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기아차의 통상임금 판결에서 법원이 노조 측 손을 들어주면서 ‘인건비 가중’ 등으로 자동차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잇달아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는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법제화를 주문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통상임금이 가장 중요하니 명확하게 법제화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통상임금이라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우리가 제거해줘야 한다”며 “관계 부처가 빨리 협의해서 국회에서 통상임금에 대한 규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통상임금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통상임금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조속히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차에 대한 지속적인 보조금 지원도 요청했다. 정부가 미세먼지 줄이기 대책의 일환으로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해마다 들쑥날쑥한 보조금 지원이 업체의 지속적인 친환경차 개발 계획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지금 개발하고 있는 회사도 있기 때문에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기간을 명료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 "완성차 위기는 1·2·3차 협력업체 도산 초래"

부품업계는 완성차업계의 위기는 1·2·3차 협력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진다며 정부에 지원 마련을 호소했다.

자동차 와이어링 부품업체인 엄대열 유라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 5월부터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에서 대금을 못 받고 있다”며 “지금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식으로 돼 있는 구조”라며 “현대·기아차에 의지하는 77개 1차 협력회사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5000여개 2·3차 협력업체로 고스란히 파급된다”고 설명했다.

신달석 한국자동차협동조합 이사장은 “중국에서 (밀린 납품 대금을) 제일 빨리 받은 곳도 3개월 만에 받았을 정도”라며 “1차 협력업체는 납품 라인을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있는 것, 없는 것 다 동원하고 있어 스트레스가 굉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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