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은 하반기 들어 큰 탈 없이 출발했으나 앞으로 정부에서 추진할 재정 투자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7월 회사채 발행액은 모두 5조4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9.9%(6000억원) 줄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등급 A 이상은 전월 대비 3000억원(7.3%) 증가한 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회사채 수요예측액도 A급 회사채 강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조7000억원 증가한 2조3000억원(총 38건)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전체 참여액은 7조1000원으로 참여율이 313.8%에 달했다. 참여율도 1년 전보다 96.8%포인트 올랐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분위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새 정부는 5년 동안 약 178조원에 이르는 재정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재원은 세수 자연 증가분과 세출 절감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세수 자연 증가분이 60조5000억원(연평균 15조5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향후 경제 성장, 부동산 거래 증가를 반영해 연평균 5% 이상 늘어난다고 본 거다.
하지만 생산인구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세수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세출 절감분(10% 삭감 시 60조2000억원)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지출 구조조정은 정부 부처와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번번이 충돌한다. 이뿐 아니라 복지 관련 지출도 감안해야 한다.
세법 개정안으로 증세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재원 마련에 차질을 빚을 경우 연평균 적어도 3조원, 많게는 26조원에 달하는 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재정적자 확대로 적자국채 발행 증가는 불가피한데, 증세를 통한 수입 확대보다 국채 발행이 보다 현실적이고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원 부족액만큼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내년 국채 발행 예상액은 120조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도 "재정 불확실성이 있고, 국채 발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회사채 수급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회사채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이번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증세 대상도 대부분 대기업"이라며 "결국 법인세 증가로 회사채 수익성은 악화되고, 투자수요가 줄어 발행도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세나 세액공제 축소 규모를 감안할 때 신용도 악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