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아이돌 그룹 멤버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와 동시에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 신드롬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지난 2014년, 국내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서는 자신들의 소속 신인 아이돌 그룹을 데뷔 시키기 위해 ‘믹스 앤 매치’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멤버는 훗날 YG 소속 신인그룹 아이콘(iKON)이 됐고, 그들은 현재까지도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아주경제는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믹스 앤 매치’의 탈락자 중 한 명을 만났다. 바로 지난달 31일 첫 솔로 싱글 앨범을 발매한 가수 정진형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솔로 데뷔 소감에 대해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 평소와 똑같이 연습하다보니 크게 와닿는 건 없다”면서 “음원 사이트에 제 이름이 나왔을 때는 신기했던 것 같다”며 천진함을 보였다.
‘믹스 앤 매치’ 출연 당시에도 돋보이는 보컬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하며 많은 팬을 거느렸던 정진형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데뷔곡 ‘Calling You’(콜링유) 작사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콜링유’에 대해 정진형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칠라운지’라고 할 수 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라며 “알앤비류의 곡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곡에 대해 설명했다.
정진형은 ‘믹스 앤 매치’를 통해 아이콘 멤버에 유력한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함께하지 못했고, 탈락 후 4개월 만인 2015년 초, 원 소속사였던 YG를 떠났다. 그리고 지난 4월 신생 소속사 S.F.R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정진형은 “현 대표님께서 제가 YG 연습생 시절 때 보컬 선생님이셨다. 전 회사를 나오고 나서 저를 거둬주셨다. 소통도 잘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회사다. 편안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많다. 제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이날 인터뷰에는 정진형의 소속사 김민석 대표도 함께 자리 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과거 YG 소속 아티스트의 보컬 선생님으로 활동하는 등, 업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가 YG에서 나와 소속사를 차리면서 정진형의 가능성을 높이 샀고, 그와 함께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믹스 앤 매치’를 통해 얼굴을 알린 정진형은 국내에서도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데뷔 직전인 지난 22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하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해외 팬들과 먼저 소통을 시작했다. 팬사인회 당시 300여 명이 운집하며 일대의 교통이 마비 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진형은 “팬사인회 처음 갔을 때 걱정도 많이 했다. 처음엔 팬 분들이 안 오셔서 창피하기도 했고 괜히 온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행사 3일 째에 갑자기 많은 팬 분들이 오셨고, 제가 3년이라는 긴 시간의 공백기를 가졌는데도 여전히 찾아와주셔서 감사했다”며 “3년간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처음 느낀 경험이었다. 당시 제일 첫 번째 느꼈던 감정은 고마움이었다. 제가 그동안 연습하면서 누굴 만날 기회나 팬 분들을 뵐 기회가 없었다. SNS 소통도 잘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절 좋아해주신다는 게 감사하기만 했다”며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현지 팬 사인회 당시 한 팬은 정진형을 만났다는 기쁨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사실 정진형은 어렸을 적부터 연기자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실제로 안양예고에 진학 당시에도 연극영화과를 전공하며 배우를 목표로 했었다. 그러다 문득 음악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됐다. 그는 “연기는 남의 삶을 표현하는 거라면 음악은 저의 삶을 표현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크게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믹스 앤 매치’에 출연 후 탈락한 뒤 힘들었던 당시에도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얻었던 그다.
아이콘 멤버 합류 불발 후의 3년이라는 시간은 정진형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정진형은 “3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계속 연습을 하고 대표님을 만나고 준비를 하다 보니 3년의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과정이 딱히 특별한 건 없었고, 데뷔를 준비하고 곡을 받고 곡 작업을 하고 레슨을 하다보니 어느새 정말 금방 지나가더라”고 지난 시간을 곱씹었다.
물론, 힘들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역시나 정진형을 다시 일으켜 준건 음악이었다.
“힘든 시기도 있었고 저 혼자 고민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던 정진형은 “좋아해서 시작한 건데 왜 이것 때문이 힘들어져야 할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하게 됐고, 그 순간 힘들 때도 음악을 듣고 있는 걸 보면 음악을 할 수 밖에 없구나 싶더라”고 고백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