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들의 잇따른 사망으로 알려진 마필관리사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합의문이 타결됐다.
한국마사회는 16일 공공운수노조와 말관리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한 우선조치사항에 대해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마필관리사 박경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두 달 뒤인 지난 1일 이현준 마필관리사가 숨진채 발견되면서, 노조와 유가족들은 장례식을 무기한 연기하고, 단식투쟁을 벌이며, 처우 개선을 요구해 왔다.
마사회와 조교사협회, 마필관리사 노조로부터 협상을 위임받은 공공운수노조는 '마필관리사 직접고용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지난 14일 제16차 협상에서 공공운수노조의 요구조건들에 대한 합의문을 도출해, 16일, 최종 서명함으로써 마필관리사의 고용 안정, 합리적인 급여체계 마련, 노조 활동 보장 등에 합의를 도출했다.
합의 내용을 살펴 보면, 마사회는 협의체에서 개선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우선 조치사항'을 이행하기로 했다. 성과에 연동되는 급여 비중을 줄이고, 성과급과 상금을 배분할 때 기존에 임의로 배분되는 방식에서 배분 비율과 재원에 대한 명시적인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기로 했다. 또한 임금저하 없이 마필관리사를 신규 채용하고 조교사 잘못으로 마필관리사가 이직해야 할 경우 마사회가 이직을 돕도록 협의하자는 데 일단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는 "이번 협상 타결이 고인의 유가족 및 관계자들에게 조금이 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며, 향후에도 경주마 관계자들과의 상생 및 동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말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책임 있는 공기업으로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고용구조 개선 협의체에서 고용문제나 임금 부분을 더 고민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선 조치사항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 1990년대 부터 '조교사'가 마필관리사 고용...고용불안 등 마필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요구
마필관리사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마사회에 직접 고용됐지만, 1990년 이후 마사회가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며 개별사업자인 조교사에게 마필관리사 고용을 맡겼다. 이때 부터 마필관리사들은 이후부터 조교사들의 갑질과 고용불안에 시달렸다며 고용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최근 2달 새에 2명의 마필관리사가 목숨을 잃게 되자, 상황은 점점 고조되었고, 총 17차례 마라톤 협상 끝에, 16일 1차 합의점을 도출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날 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유가족들은 오는 19일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